[올댓트립] 세계 어디에도 없다…그림 같은 풍경에서 느끼는 평화의 바람

입력 2018-09-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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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한반도 평화 관광지' 5곳

2018년 대한민국을 관통한 키워드는 '평화'다. 11년 만에 성사된 남북정상회담이 그 시작이었다. 남북 정상이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은 온 국민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했다.

오랜 기간 막혔던 이산가족 만남이 성사되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 단일팀이 뛰었다. 한반도에 바야흐로 평화의 물결이 흐른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2km씩 뻗어 나가 마주 보고 있는 '비무장지대'(이하 DMZ)는 더는 '분단'의 상징이 아니다. 그림 같은 풍경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이 '평화'와 '관광'이라는 새 옷을 입고 우리를 기다린다.

▲강화 평화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강화 평화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바라본 북녘 '강화 평화전망대' = 강화 평화전망대는 강화도 최북단인 양사면 철산리 민통선 지역에 세워졌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물길이 서해와 만나는 강 같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다. 이곳은 한반도에서 북녘을 가장 가깝게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물길의 너비는 불과 2~3km 안팎으로 헤엄쳐 건널 수 있을 만큼 가깝지만, 수역은 아무도 다가갈 수 없는 육지의 DMZ와 같다. 이런 까닭인지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어선 한 척 눈에 띄지 않는다.

맑은 날엔 송악산과 개풍군 들판, 집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 망원경 없이도 선명히 보인다. 때떄로 들판에서 농사짓는 북한 주민도 볼 수 있다. 매시 정각(10~16시)에 진행되는 해설 프로그램은 주변 지역을 설명해 준다. 장소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하는데, 태양광 시설처럼 보이는 것이 슬레이트 지붕을 단 신식 거주지라는 이야기, 해마다 이곳을 찾아오는 실향민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다 보면 분단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강화도는 평화 여행지인 동시에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보고 배울 것이 많은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근리 지석묘를 비롯해 강화성당, 용흥궁 등 역사적인 명소가 많다. 교동도는 고향을 지척에 두고 살아온 실향민의 아픔이 담긴 곳이다.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주민들이 분단에 막혀 돌아가지 못하자 이곳에 터를 잡았다. 197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마을과 황해도 연백시장을 재현한 대룡시장 곳곳에 실향민의 마음이 묻어난다.

▲임진각 평화누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임진각 평화누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여기가 평화와 ‘셀피’의 명당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 임진각 국민관광지에는 임진각을 중심으로 자유의 다리,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등 한국전쟁의 상흔을 증언하는 장소들이 있다. 그곳에 2005년 임진각 평화누리가 들어서면서 여행 풍경이 바뀌었다.

9만9000여 ㎡(3만 평) 잔디 언덕이 이국적인 공원 풍경을 연출하는 까닭에 SNS 인증 사진을 남기는 젊은 연인이나 가족, 친구 단위 방문객이 많다. 작가 최평곤의 '통일 부르기', 김언경의 '바람의 언덕' 등 설치 작품은 '셀피' 명당으로 소문났다. 배우로도 잘 알려진 이광기의 'Pin project_No 1'도 인기다.

임진각 여행은 자유로 드라이브가 덤이다. 임진각 국민관광지는 주차료를 내야 하는데, 출입 횟수에 상관없이 당일에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경의선 평화열차 DMZ train을 이용하면 기차 여행까지 가능하다. 임진각 국민관광지와 함께 둘러보기 좋은 여행지가 벽초지문화수목원과 마장호수 흔들다리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가을 국화 축제를 만끽하며 정원을 둘러보기 좋고, 마장호수 흔들다리는 전율을 느끼며 호수의 운치를 접할 수 있다.

▲마장호수 둘레길에서 본 마장호수 출렁다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마장호수 둘레길에서 본 마장호수 출렁다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그때는 전쟁의 공간, 지금은 평화의 공간 '철원 노동당사' = 노동당사는 관전리 민간인 출입통제선(이하 민통선)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철원군 철원읍에 있다. 민통선이라는 족쇄에 묶여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노동당사는 지난 2000년 민통선이 북상하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오가는 평화 여행지로 거듭났다.

노동당사는 철원이 북한 땅이던 1946년 소련 군정 아래에서 소련식 건축양식을 따라 지어졌다. 현관에 돌로 만든 원기둥 두 개를 세우고, 전면은 상승감을 강조한 아치 장식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시대상이 잘 반영된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 건축물이라는 지금의 평가와 달리, 당시 주민에게 네모반듯한 3층 건물은 공포의 대상이었을 터. 노동당사 좌우에는 경찰서와 법원도 있었다. 노동당사 왼쪽 정자 옆에는 당시 경찰서 터가 남았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빈 성냥갑처럼 외벽만 간신히 남았지만, 그 속에 담긴 역사성을 인정받아 2002년 5월 등록문화재 22호로 지정됐다. 2017년에는 정우성과 곽도원이 주연한 영화 '강철비' 촬영지로 잠시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4년 발표한 '발해를 꿈꾸며'의 뮤직비디오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노동당사에서 야경을 보는 것도 잊지 말자. 노동당사는 사진가 사이에서 별과 은하수 촬영지로 유명하다. 노동당사 경관 조명은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불을 밝힌다.

▲철원 노동당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철원 노동당사.(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산양과 열목어가 행복한 태초의 자연 '양구 두타연' = 양구 두타연은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깊고 푸른 소(沼)다. 한국전쟁 후 출입이 금지됐다가 2004년 50여 년 만에 민간인에게 빗장을 열었다. 그야말로 자연이 오롯이 살아 있는 생태 관광지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 2급 열목어 서식지이자,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 산양이 뛰노는 청정 지대다.

두타연에서 3.6km 더 가면 '금강산 가는 길' 이정표가 나온다. 금강산까지 불과 32km, 걸어서 하루면 닿는 거리다. 이 길을 따라 내금강 장안사까지 내처 걷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펀치볼 마을과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을지전망대, DMZ에서 자라는 특산·희귀 식물을 연구하는 국립 DMZ 자생식물원, 산양과 눈 맞추는 산양증식복원센터, 한국 근대 회화의 거장 박수근의 주요 작품을 전시한 박수근미술관까지 자연과 생태, 예술을 넘나드는 것이 양구 여행의 묘미다.

▲양구 두타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양구 두타연.(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 금강산으로 가는 희망의 길 '고성 통일전망대' = 고성 통일전망대로 가는 길은 평화와 희망의 길이다. 과거에는 금강산 관광을 위해 사람들이 오갔고, 얼마 전에는 이산가족이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가기 위해 지났다.

통일전망대는 1984년 휴전선의 동쪽 끝이자, 민통선 북쪽 10km 지점에 설치됐다. 이곳에서는 금강산과 해금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도로도 선명하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성모마리아상과 통일미륵불이 통일전망대 옆에 섰다. 공사 중인 해돋이통일전망타워가 9월 준공되면 금강산을 한층 높은 곳에서 바라볼 수 있다.

통일전망대 오가는 길에 거치는 DMZ 박물관은 한국전쟁 발발과 DMZ의 탄생, 주변 생태계를 주제로 한 전시물이 가득하다. 화진포에는 남북 최고 권력자의 별장이 얼굴을 맞대고 있으며, 백두대간 속 건봉사에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승병을 훈련한 사명대사의 흔적이 남았다.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소설 '국화꽃 향기' 저자가 운영하는 김하인아트홀에 들러도 좋다.

▲금강산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은 통일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금강산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잡은 통일전망대.(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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