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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차이나포비아] 주관사 전문성 떨어져 예고된 실패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서 유독 부실한 공시나 회계처리와 관련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허술한 사전검증 시스템이 지적된다. 주관하는 증권사들이 전문성이 떨어지고 현지 실사도 소홀히 하면서 사실상 ‘예고된 실패’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중국 기업 국내 증시 상장의 문제점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기업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상장을 추진 중인 국내 증권사 10여 곳 중 상당수가 중국 기업 상장 경험이 없었다.

2011년 이른바 ‘고섬 사태’ 이후로 2015년까지 국내 증시에서는 중국 기업 상장이 진행되지 않았다. 2016년부터 재개됐지만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 등 몇몇을 제외하고 중국 기업 상장주관 이력을 꾸준히 쌓아온 증권사는 매우 한정적이다. 고섬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외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 규정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상장주관 증권사의 자격 요건 등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지 실사는 등한시하고 기업 측이 제공하는 정보만을 기초로 상장을 진행 중인 곳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상장을 추진 중인 중국 기업은 농·축산업이나 식료품 제조업 등 특정 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상장 시 사전검증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해당 업종의 상당수 기업이 중국이나 홍콩 증시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대안으로 한국 증시를 택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농축산업 등 1차 산업과 식품제조업은 자산과 거래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고 현금거래가 많아 회계 조작이 발생하기 쉽다.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는 “중국 기업 상장 시 감사는 거의 수사에 가까울 정도로 꼼꼼히 한다”며 “중국 현지의 주요 매출처와 거래처 등을 모두 직접 방문하고 숫자를 일일이 체크해야 해서 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신한회계법인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70~80%의 감사를 맡고 있다.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장 주관 증권사의 현지 실사를 강화하도록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창구지도를 해야 한다”며 “중국 회계법인, 거래소, 감독당국과도 관련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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