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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더 읽기] ‘보험료 카드 납부’, 금융당국과 보험사 간 힘겨루기…피해는 소비자 몫?

최근 보험료 카드납부 문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강행’ 입장을 밝히면서 보험료 카드납부 문제가 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보험사는 카드 수수료만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금융당국의 최종 결정에 보험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궁금증① 보험사 왜 카드납부 꺼리나요?

보험사가 보험료 카드납부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카드 수수료 때문이다. 보험사는 카드 수수료만큼 보험사 수익이 줄어들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돼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현재 보험료 카드납부 제도는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3월 기준으로 생보사 보험료 카드 결제율은 3.5%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9월 최응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를 주문할 당시 카드 결제율 3.3%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업계 선두사의 보험료 역시 첫 보험료만 카드 납입이 가능하다. 초회 보험료만 카드결제를 허용하고 두 번째 납입 보험료는 카드결제를 거절하거나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카드납부 가능 상품 역시 텔레마케팅 상품이나 인터넷 판매 등 채널 제한이 뒤따른다. 시중 9개 보험사는 카드결제가 아예 불가능하다.

생명보험사는 저축성보험이 많아 카드결제를 더 꺼린다. 반면, 보장성보험을 주로 다루는 손해보험업계는 보험료 카드 납부 채널을 열어 놓은 상태다. 생보업계는 “적금을 카드로 결제하는 꼴”이라며 정책 수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료 카드납부 정책 시행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금감원은 5월 각 보험협회를 통해 보험사 신용카드 납입제도 부당 운영 개선을 요구했다. 카드납부 거절이나 부분 허용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인 만큼 카드납부를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모든 보험회사를 상대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이번 달 말까지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궁금증② 결제 수단만 바꾸는데 보험료 왜 오르죠?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하면 카드수수료만큼 보험사는 이익이 줄어드는데 그 몫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카드 수수료는 약 2%대다. 고객의 보험납입금으로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보험사로서는 상당한 금액이다. 현재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자산운용 수익률 역시 5% 이상 달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료 카드납부가 시행되면 최대 8000억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는 보험업계의 주장이 나오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일부 종신보험의 계좌이체 할인 특약을 폐지했다. 종전에 자동 계좌이체를 이용할 경우 연 보험료의 1%를 할인해 줬지만, 이를 폐지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또 여신법에 따라 카드 수수료는 사업비로 처리할 수도 없어 혜택 축소와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카드납부에 앞서 소비자 결제 편의를 위해 간편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보험사와 금융당국 사이의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3일 예정된 보험사 최고경영자와 윤석헌 금감원장 간 만찬 자리가 취소되기도 했다. 만찬 취소 의사는 보험업계에서 먼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궁금증③ 보험사 vs 카드사 갈등 왜 시끄러워졌죠?

보험료 카드결제가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한 번에 수십만~수백만 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들이 민원을 여럿 넣은 영향이다. 이후 전화판매채널(TM)이 활성화되면서 보장성 보험에도 카드납이 가능해지는 등 점차 그 범위가 넓어져 왔다.

하지만 카드 수수료 부담으로 보험회사들은 특정 상품이나 판매채널, 그리고 몇몇 카드사에 대해서만 카드결제를 허용하는 등 카드납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금융 당국은 이를 두고 “카드사와 보험사 간 문제”라면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최근 카드납 문제가 이슈화한 것은 작년 9월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보험 카드결제 확대를 강력하게 주문한 영향이다. 당시 최 전 원장은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 정책의 첫 번째 추진 목표로 ‘보험료 카드납부 확대’를 추진했다.

이후 당국과 업계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수수료율 문제로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결제를 할 때 내야 할 가맹점 수수료율 2.2%를 두고 보험업계는 1%포인트 수준의 인하를, 카드업계는 0.2%포인트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이를 두고 또다시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가맹점 계약은 보험사의 자율적인 부분이라 금융당국이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금감원은 다시 적극적으로 카드납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보험료 신용카드 납입제도 공시와 관련해 8월까지 생·손보협회의 상품비교공시 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한 금감원은 생·손보협회에 보험사의 보험료 카드결제 현황 및 부당 운영에 대한 개선 대책을 수립해 7월 말까지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일부 장기저축성보험 등을 제외한 모든 보험계약의 보험료를 현금이나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로 납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보험료 카드납 이슈는 더욱 물살을 타고 있다. 그간 중재자나 방관자 역할에 그쳤던 당국과 정치권이 ‘소비자 편의’를 앞세워 카드납 쪽에 보다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궁금증 ④ 해외 보험사들은 어떤가요?

일본의 경우 2007년 대형 생보사가 카드납을 도입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운영만을 규율한 법률이 없는 상황이다. 가맹점이 결제를 거부할 경우 카드회사는 가맹점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보험사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할 경우 해당 가맹점은 국세청(HM-Reserve)으로부터 세금탈루 조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거부를 하더라도 단순히 결제를 거부하는 이유로 벌칙을 부과하고 있지는 않다.

미국 뉴욕주의 경우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는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생보사들은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가맹점의 카드결제 거부 시 신용카드사는 가맹점에 시정 요청 또는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결제를 거부하는 데 따른 벌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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