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제로섬 게임에 세계 경제 먹구름

입력 2018-06-26 03:21 수정 2018-06-2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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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중 무역전쟁 확대 조짐에 뉴욕증시 등 글로벌 증시 휘청 -“무역 불황 한가운데, 세계 성장 위협”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 여기에 유럽연합(EU)까지 말려든 강대국들의 제로섬 게임에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확대할 의향을 내비치면서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기술주들의 주도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오후 2시 8분 현재 다우지수는 300포인트(1.3%) 이상, 나스닥지수는 170포인트(2%) 넘게 빠졌다. 특히 지난해 중국에서 매출의 절반을 거둬들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기술주 중 최대폭으로 떨어지며 나스닥지수의 급락을 부채질했다. 이외에 보잉, 캐터필러, 3M 등 미국 다국적 기업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 마찰이 세계 경제에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계심이 증폭, 뉴욕 증시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증시에서도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반면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2.90% 아래로 떨어졌고, 안전 자산으로 통하는 엔화와 스위스프랑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5일 지급준비율을 올 들어 세 번째로 인하한 건 미국의 관세 조치로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됐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유동성 투입 전망도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5개월 반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한국 원화와 멕시코 페소 등 무역 긴장 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흥시장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주항공 분야에서부터 로봇 분야에 이르기까지 미국 신생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운 투자 제한은 중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 기술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려는 광범위한 시도”라고 설명하면서 “우리의 기술을 훔치려는 모든 국가에 대한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는 되레 자충수가 되고 있다. 이날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은 EU가 22일 발동한 미국산 오토바이에 대한 추가 수입 관세를 피하기 위해 유럽 수출용 생산 기지를 미국 밖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U가 발동한 추가 관세에 따라 EU의 오토바이 수입 관세는 6%에서 31%로 대폭 상승했다. 할리데이비슨에 따르면 오토바이 1대당 2200달러(약 245만 원)의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자고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되레 미국 제조업의 해외 유출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UBP의 쿤 차우 스트래티지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는 점점 더 악화하고 있는 무역 불황의 한 가운데에 있다”며 “이것이 세계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는 관련국 범위가 넓어지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 중국, EU, 멕시코, 캐나다가 중요하다”며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와중에 중국의 성장이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위험을 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무역정책에 대한 접근법 변화로 인해 수입 비용이 10% 늘어나면 S&P500 기업의 주당 순이익은 3~4%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에서는 다음달부터 2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위든앤코의 마이클 퍼브스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이는 크고, 두려운 일임에도 우리는 2차적인 영향을 알지 못한다”며 “기대가 너무 높았던 만큼 어닝시즌에 대한 큰 실망감이 단기적으로 더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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