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앙은행, 에르도안 압력에도 긴급 금리인상…리라화 반등

입력 2018-05-24 08:07 수정 2018-05-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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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물가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 위해 모든 수단 쓸 것”…에르도안 대통령, 여전히 긴축 꺼려

터키 중앙은행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도 금리를 긴급 인상하면서 리라화가 반등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임시 금융정책결정 회의를 열고 ‘후반 유동성 창구(LLW)’ 금리를 종전의 13.5%에서 3%포인트 인상해 16.5%로 올렸다. 다른 금리들은 변동이 없었다. LLW는 금융시장 마감 시간대에 금융기관이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로 터키 중앙은행의 주요 통화정책 수단 중 하나다.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강력한 긴축을 결정했다”며 “환율 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계속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전망이 개선을 보일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은 단호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긴축 정책을 꺼리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15일 그는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도 내려간다”며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에 속도를 내지 않도록 압박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최근 리라화 매도세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상치 않다는 인식에 이날 금리를 기습적으로 올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 뒤 “통화정책에 관해서 세계적인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그는 “그러나 글로벌 원칙이 터키 경제를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통화 정책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여전히 내비쳤다.

이날 미국 달러화 당 리라화 가치는 4.92리라까지 급락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긴급 금리 인상 발표 뒤 리라화는 최저가에서 2.2% 올라 달러화당 4.56리라까지 반등했다.

리라화는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달러화 대비 17.1%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경제가 과열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급등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터키 통계청은 지난 4월 물가상승률이 거의 11%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빠른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에르도안 정부는 계속해서 경기 부양책을 추가했다. 이는 다음 달 대선을 의식한 행보이나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적자가 현저하게 확대돼 터기 경제가 외부 충격에 민감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르네상스캐피탈의 찰스 로버트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LLW를 3%P 인상한 것을 두고 “최소 수준의 인상”이라고 평가했다. ING의 크리스트 터너 애널리스트는 “이날 금리인상은 정책 입안자들이 적어도 행동할 준비는 돼 있다는 신호를 줬다”며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 하락을 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메흐메트 심셰크 터키 부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중앙은행의 정책에 지지를 보냈다. 그는 “통화정책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라며 “정부는 구조 개혁을 가속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며 중앙은행의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경제조정정책) 노력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극복하지 못하는 터키의 거시 경제 문제는 없다”며 “우리는 과거에 계속 문제를 해결해 왔고, 이번에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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