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무역전쟁과 증시] 트럼프 관세 도발에 ‘출렁’…‘증시 멀미’ 언제까지?

입력 2018-04-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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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을 댕긴 미국과 중국(G2)의 무역전쟁은 전 세계 증시에 파장을 미쳤다. 코스피는 그간의 맷집을 바탕으로 충격을 재빨리 흡수했지만, 아직 미국과 중국이 완전한 협상에 이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코스피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25% 관세 폭탄을 던지면서 79.26포인트(3.18%) 급락한 2416.76으로 밀려났다. 전날 2496.02까지 상승하며 2500선에 바짝 다가선 코스피는 미국발 충격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코스닥지수는 단숨에 41.94포인트(-4.81%) 쓸려 갔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패닉의 연속이었다.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1.87% 하락 출발한 데 이어 낙폭을 키우며 4.51%(974.13포인트) 폭락한 2만617.86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전날 종가보다 1000포인트 넘게 빠지기도 했다. 중국 증시도 장을 마칠 때는 4% 넘게 밀렸다. 상하이종합지수가 3.39%, 선전종합지수는 4.49% 하락 마감했다. 홍콩항셍지수는 3.1% 떨어졌다.

이에 앞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24.42포인트(2.93%) 하락한 2만3957.8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8.24포인트(2.52%) 하락한 2643.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8.61포인트(2.43%) 내린 7166.68에 각각 마감했다.

유럽 증시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1.23%,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40지수는 1.38%,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는 1.70% 떨어졌고, 범유럽지수인 Stoxx50지수는 전날보다 1.73%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산 수입품에 500억 달러(약 54조 원)의 천문학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도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며 맞불 관세로 대응했다.

뉴욕 증시의 충격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22~23일(미국시간) 이틀간 다우지수는 1150포인트 빠지면서 5%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유동성 긴축 우려에 두 차례 1000포인트씩 폭락했던 2월 초 이후 가장 가파른 내림세였다.

그러나 코스피는 금세 충격을 회복했다. 26일 20.32포인트(0.84%) 상승한 2437.08에 마감한 데 이어, 27일에도 14.98포인트(0.61%) 상승 마감하며 2450선을 되찾았다.

뉴욕 증시 역시 무역전쟁 완화 분위기를 감지하면서 평정을 찾았다. 특히, 데이터 스캔들에 휩싸인 페이스북을 비롯해 기술 업종이 대폭 조정을 받았음에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럽과 일본, 중국 증시도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상승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에 돌발 악재로 나타났던 G2 무역전쟁 현실화 우려는 미·중 양국 간 물밑 협상 채널이 가동하면서 봉합 절차로 전환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내 주요 지역 경제가 턴어라운드한 가운데, 정부의 신산업 정책과 부가가치세 인하 등으로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중국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무역전쟁 우려 완화 속에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보호무역의 최종 목표가 무역 불균형 개선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은 매년 5000억 달러 이상의 무역 적자를 내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 외에도 남중국해 등을 통해 군사적 압력을 병행하면서 협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의 제재나 요구를 점진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미국이 불평하는 무역 불공정 관행이나 상품·서비스,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노력과 의지를 수용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양국은 상호간의 경제적 손실과 외교·군사적 갈등의 심화를 우려해 최종적으로는 상호 후퇴 및 조정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중국의 시장 개방으로 연결될 경우 한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한국과 싱가포르, 영국 등에서 금융시장 개방으로 증시 자금 유입이 많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역시 시장 개방을 통해 해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위안화 수요 증가를 불러오고, 위안화 가치의 점진적 강세로 이어지게 된다. 위안화 강세와 달러 약세는 아시아 시장에 자본 유입을 촉발하는 요인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증시 역시 혜택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증폭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가려져 있던 호재가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이익 추정치 상향과 남북 관계 정상화 기대가 부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촉즉발의 공기만 완화됐을 뿐 아직 양국이 확실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우리 증시에 변동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이익 전망치가 시장을 충분히 만족시키기엔 어려운 수준이란 점도 걸림돌이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전쟁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1분기 실적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 보수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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