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돌직구] 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 “마음의 병 고쳐준 심리상담, 온라인 채팅으로 문턱 낮췄죠”

입력 2018-03-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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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28)는 “고민을 꺼낼 용기가 있다면 누구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김동현 휴마트컴퍼니 대표(28)는 “고민을 꺼낼 용기가 있다면 누구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국인 100명 중 5명은 평생 한 번은 우울증에 걸린다고 한다. 우울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될 확률이 높지만 묵히고 덮어두면 더욱 곪아버리는 현대인의 ‘마음의 감기’다.

휴마트컴퍼니는 심리상담 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실시간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를 도입한 스타트업이다. 휴마트컴퍼니가 운영하는 ‘트로스트’는 누구나 모바일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문자로 부담 없는 비용에 전문 심리상담가와 내 마음 상태를 나눌 수 있어 최근 각광받는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만난 김동현(28)휴마트컴퍼니 대표는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들이 많지만,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를 터놓고 치료할 수 있는 채널이 부족하고 진입장벽도 높다”면서 “앞으로 기술을 통해 심리상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자신이 10개월간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도움을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정신과 치료에 비해 심리상담은 전문 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 상처를 마주하고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심리상담 수요가 정체돼 있는 것은 내담자 관점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대면 상담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내담자가 자신의 상처를 낯선 사람을 만나 고백해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 50분 기준 평균 10만 원 내외에 이르는 고가의 상담료, 상담가와 매번 일정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 등이 심리상담의 높은 진입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는 고민 끝에 김 대표는 모바일과 웹 메신저를 통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심리상담 서비스 ‘트로스트’를 만들어냈다. ‘텍스트 테라피’, 즉 텍스트를 이용한 상담 방식은 전화 상담이나 이메일 상담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고 익명성이라는 점에서 피상담자를 철저히 배려한다.

상담사의 수준은 오프라인을 상회하지만 상담비는 기존 오프라인 상담의 50% 이하로, 50분 기준 3만~4만 원대라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김 대표는 자랑했다. 현재 트로스트에 등록된 상담사는 오프라인에서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다. 64명의 전문가들은 심리상담 관련 석사학위 이상과 주요 심리상담 2급 이상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시장 반응은 뜨겁다. 2016년 출시 이후 트로스트 앱 다운로드 수는 10만 건에 이르고, 재상담 이용률은 21%로, 5명 중 1명이 재방문해 서비스를 이용했다. 특히 내담자의 15%가 해외 유학생이나 교포일 정도로 해외 이용률이 눈에 띈다.

김 대표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내담자가 간단한 심리상담은 전문가를 거치지 않고 챗봇과 해결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감정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누적된 상담에서 사용된 단어와 심리상담가의 임상 경험을 분석해 이를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감정을 읽는’ 인공지능이 완성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심리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감정 스캐너’다. 그는 “내담자가 전문가와 상담받기 전 자신의 고민을 줄글로 남기면 머신러닝이 분석해 내담자의 심리 상태를 진단해주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텍스트테라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담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비대면인 텍스트가 오히려 내담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피상담자와 상담가 모두에게 새로운 시장을 이해시켜야 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온라인 상담이 심리상담 시장을 키워주는 접점인데, 오히려 오프라인 시장에서 전문 상담가들의 일자리를 뺏는다고 오해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 상담사 중 트로스트를 통해 기존 연봉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는 이들도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종종 받는 내담자들의 감사 메일은 그를 ‘춤추게’ 하는 힘이다. 최근에는 심리 불안 때문에 1년 이상 방 밖을 나설 수 없었던 한 젊은 내담자가 트로스트 텍스트 상담을 10개월가량 받고 나서 용기를 내 취업을 할 수 있었다며 김 대표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기술 완성도를 높여 더 많은 상담사와 내담자를 돕고 싶다”며 “고민을 꺼낼 용기가 있다면 누구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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