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간담회 말고 번개팅 하자는 정부

입력 2017-12-1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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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도 없고 들은 바도 없습니다. 현재로선 전달받은 것이 없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여의도 LG그룹 본사에서 ‘정부-기업 현장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구본준 LG 부회장은 김 부총리와 만나 신성장 분야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협력사와의 상생 등 현 정부의 기조를 따르는 2018년도 신사업 계획들을 늘어놓았다.

재계는 김 부총리의 방문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만남 이후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기업의 부담감은 만만치 않다. 하나 일정은커녕 기업의 총수가 김 부총리와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애매한 상황에 놓인 기업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김 부총리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을 만나 이번 주부터 기업인들과 대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업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상의와 협의했고, 그에 따라 간담회 일정을 조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대한상의 측은 LG그룹 이후 이어질 2차 간담회 대상과 일정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김 부총리는 LG와의 현장소통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율주행차 혹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중견기업을 만날 예정이다”라고 밝혔지만, 대한상의 측은 일정과 관련해 논의된 바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의 '대기업 줄 세우기'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 대기업 내부에선 김 부총리의 거취에 대해 '4대 그룹을 먼저 만나지 않을까', '대세인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자동차 부품사를 만나지 않을까' 등 온갖 추측만 늘어놓으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현장을 급습해 마이크를 들이민다고 해서 '현장 소통'은 아니다. 현장 소통이란 말 그대로 산업 현장에서 정부와 기업이 만나 정부 정책과 기업의 사업 방향성을 맞춰보고 애로 및 건의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경제부총리의 일정이 이렇게 베일에 싸여 있는데 이를 '현장소통'이라고 불러도 괜찮은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기업과의 '번개팅'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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