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 앞두고 ‘아마존 효과’ 때문에 고민

입력 2017-12-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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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업체의 가격 경쟁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아마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AP/뉴시스
▲전자상거래 업체의 가격 경쟁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아마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저가 경쟁으로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는 ‘아마존 효과’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2~13일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1.25~1.50%로 현재보다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연 2%의 인플레이션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인플레이션율은 2% 아래에 머물며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낮은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금리 인상을 늦추자고 제안했다.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자산 버블이나 기타 재정적 위험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빨리 움직이면 오히려 성장이 지연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통한 금리 인상 시기 판단이 중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의 확산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 이른바 ‘아마존 효과’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온라인 가격 경쟁이 근원 소비자물가를 1%포인트 낮췄다.

실제로 전자상거래 확대와 경쟁 심화로 많은 상품의 소비자 가격이 하락했다. 10월 기준으로 도서는 전년보다 2.7%, TV는 10.3% 가격이 내려갔다. 같은 기간 석유류와 농산물 등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1% 낮아졌다. 대조적으로 서비스 분야에 대한 연간 인플레이션은 건강관리 및 교육 비용의 상승으로 지난 6년간 2%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소매업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08년 3분기 소비지출의 3.6%를 차지하던 온라인 쇼핑 비중은 올해 3분기 9.1%로 늘어났다. 메릴랜드 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아마존닷컴과 타깃닷컴, 구글 검색 등을 통해 물건을 구입한다고 밝혔다. 자녀들의 장난감 외에 화장지 등 기본적인 생활용품도 온라인을 통해 구입한다면서 “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옐런 의장은 “온라인 소매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마진을 줄이면서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능력이 억제됐다”고 밝혔다. 온라인 소매업체의 낮은 가격은 오프라인으로 번졌다. 알베르토 카발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경제학 교수는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이 확대돼 온라인 및 매장에서 가격을 책정하는 소매업체의 능력이 제약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이용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판매 가격을 비교하는 소비 습관은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텍사스 주에 사는 20대 여성은 토이저러스 매장에서 기저귀를 구입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아마존닷컴이 매장보다 20% 저렴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매장 종업원에게 이 내용을 보여주고 추가 할인을 요구했다. 이 여성은 “만일 정가라면 그것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아마존 효과가 중앙은행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국제결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화와 기술 변화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감안할 때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를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에는 아마존 효과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자상거래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WSJ는 아마존 효과의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많은 통계 기관들이 소비자물가지수 등을 측정할 때 수집하는 샘플을 2~4년 주기로 변경한다. 이 때문에 온라인 쇼핑의 영향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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