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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 공급 여파… 위례ㆍ판교는 건재, 남양주ㆍ구리는 걱정

[이투데이 최영진 기자]

주택유형ㆍ지역간 희비 불러오는 주거복지로드맵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공공부문 주택 100만 가구 공급계획을 담은 주거복지로드맵이 발표되자 앞으로의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주택시장 흐름에 따라 주택소유자의 이해타산이 엇갈려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어디에 집을 갖고 있느냐도 그렇지만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유형에 따라 득실이 달라 그에 맞는 사후처리 전략을 짜야할 판이다.

무슨 뜻이냐 하면 어떤 이는 주택을 계속 보유하는 게 유리하지만 반대로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빨리 매각해야 하는 대상도 있다는 거다.

주택부문과 달리 땅 주인들은 살판났다. 개발이 이뤄지면 땅값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공공아파트 단지조성 계획은 땅 주인만 떼돈을 벌게 해준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원재료격인 토지가격 상승을 부추겨 결국 그로 인한 가격 상승분은 고스란히 서민이 떠안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그래서 이참에 토지의 불로소득 환수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거복지로드맵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 골격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현 정부의 주택무분 기조는 너무 올라있는 주택가격을 어떤 식으로든 안정시키면서 무주택 서민에게 싼값의 주거를 제공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주택시장은 억제하고 대신 임대주택·신혼부부용 아파트와 같은 서민용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하겠다는 얘기다.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는 민간 시세보다 싸게 책정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다세대·다가구주택 이른바 빌라로 불리는 서민용 주택 전·월세보다 낮은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임대주택을 앞으로 5년간 연 평균 1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하니 기존 민간주택 임대시장의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공공지원을 받아 짓는 주택까지 치면 공공 주택 연간 공급 물량은 20만 가구나 된다.

이런 공공 아파트는 빌라보다 주거환경이 훨씬 좋고 임대료가 싸 무주택 서민 입장에서는 이런 주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기존 주택 세입자들의 대이동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도심의 빌라는 직·주 근접 장점 때문에 그런대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나 외곽지대는 수요 이탈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한 푼이 아쉬운 서민 입장에서는 출·퇴근 거리가 좀 멀어진다 해도 웬만하면 임대료가 낮은 공공임대주택을 원할 게 분명해 외곽 빌라 임대사업자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번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은 빌라 소유자가 가장 큰 손실을 입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도심의 기존 빌라는 LH공사가 추진하는 매입 임대 투자수요 등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빌라는 딱한 처지가 될 것 같다.

주거용 오피스텔시장도 공공임대주택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주거환경이 좋은 편이고 대부분 도심권에 위치해 직장이 가깝다는 게 장점이지만 그동안 공급물량이 너무 많아 공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조사한 오피스텔 입주물량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13만8000실에 육박하고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2년간 예상물량도 14만실이 넘는다. 그동안 1인 가구 나 신혼부부용 주거로 인기가 높아 수입이 짭짤했으나 공공임대주택이 대량 쏟아지면 찬바람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임대료가 낮은 공공임대주택은 오피스텔 임대 수요를 대량 흡수할 수 있어서다.

기존 아파트시장은 어떻게 될까.

지역에 따라 운명이 엇갈릴 것 같다. 서울 강남 핵심권과 강북 도심권은 별다른 영향이 없겠지만 수도권 변두리지역은 아무래도 상처가 깊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공공주택 입지 인근은 피해가 심하지 않겠는가. 주변에 값 싼 아파트가 대거 출하되는데 온전할 리가 없다는 소리다.

서울 근교 공공아파트 건립 예정지를 보면 대충 주택시장 판도를 가늠할 수 있다.

서울권에 영향을 줄 만한 곳은 서울 출ㆍ퇴근이 가능하면서 공급 물량이 많은 지역이다. 이중에서 공급량이 가장 많이 지역은 남양주 진접2지구로 신혼 희망타운 3100가구를 비롯해 총 1만26000가구가 건설된다. 진접과 멀지 않은 구리 갈매역세권에는 신혼부부용 1800가구를 포함, 총 7200가구가 선보일 계획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위례신도시 연접지역인 성남 복정지구와 판교 신도권인 금토지구다. 복정에는 신혼부부용 1200가구를 합쳐 4700가구, 금토동에는 신혼용 900가구 등 모두 3400가구의 공공주택이 각각 건립 예정이다. 부천권에 괴안과 원종지구가 있지만 물량이 많지 않다. 군포 대아미나 의왕 월암지구는 대단지이지만 서울과 너무 멀어 파급 영향은 인근 주택시장과 맞물릴 듯싶다.

서울권인 복정과 금토지구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 될지도 궁금한 사안이다. 배후 신도시인 위례ㆍ판교의 경쟁력이 높아 오히려 공공주택이 신도시 덕을 볼 가능성이 크다. 이들 지역에 아파트를 공급받게 되면 가격이 오를 소지가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서울권 수요가 몰려갈 것이라는 얘기다.

공급물량이 많은 남양주·구리지역 주택 소유자는 바짝 긴장을 해야 할 것 같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임대주택 등이 완공될 경우 기존 주택수요가 이쪽으로 유입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공급과잉으로 집이 남아도는 판에 싼 아파트가 대량 쏟아지면 가격추락은 뻔하다. 이명박 정부시절 강남권에 분양가가 싼 보금자리아파트 공급으로 주변 집값이 하락한 사례를 봐도 그렇다.

임대료ㆍ분양가 통제가 가능한 공공주택 100만 가구가 쏟아지면 주택시장 침체기류는 더욱 짙어지지 않겠나 싶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분의 입주 러시와 금리 인상이 맞물려 있는데다 값 싼 공공주택 대량 출하까지 겹치면 수요기반이 튼튼하다 해도 버텨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와중에 공공주택 완공까지는 시간이 많아 중간에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점은 참 다행인 듯싶다.

이는 수지타산을 따져보고 각자 도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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