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전히 견고한 삼성 ‘女사장’ 문턱

입력 2017-11-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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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현 산업1부 기자

2018년 정기임원인사에서 7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輩出)하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다운 면모를 보였다. 삼성SDS도 4명을 배출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건희 회장의 여성 중시 사상에 따라 삼성은 1993년 국내 최초 대졸 여성 공채 시대를 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여자에게도 남자와 똑같이 일을 주고, 승진도 똑같이 시켜야 한다”며 ‘위미노믹스(여성들의 경제활동)’ 시대를 열었다.

이후 대졸 여성 공채 사원 중에 경쟁에서 살아남은 일부가 임원으로 승진하기 시작했다. 10월 기준 계열사 통틀어 80여 명의 여성 임원이 있고, 이번 승진자를 포함하면 수치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42명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 오너가(家)를 제외하고 아직 여성 임원 중 가장 높은 직급은 부사장이다. 이 회장은 2011년 그룹 계열사 여성 임원과의 오찬 자리에서 “여성도 자신의 능력을 다 펼치기 위해서는 최고전문경영인(CEO)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화가 언론에 전해지며 비(非)오너가 전문경영인 여성 CEO가 처음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됐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사장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당시 삼성 여성 ‘1호 상무·전무·부사장’이라는 신기록을 세운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삼성의 견고한 유리 천장을 깨트리고 사장 자리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였지만, 2012년 스스로 물러났다. 이 때문에 삼성의 첫 여성 사장 타이틀 기대감은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 부사장과 김유미 삼성SDI 부사장에게 쏠리고 있다.

재계의 맏형 격인 삼성이 여성 임원 승진자를 매년 배출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지만, 전체의 변화를 위해서 좀 더 파격적인 행보가 필요하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공사 영역의 구분과 고정관념이 사회 전반에 깔린 현실에서 더욱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년 정기인사에는 삼성 첫 여자 CEO를 볼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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