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무모한 분석(分析)이 요구되는 시대

입력 2017-08-2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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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사에서 갑자기 매출이 증대되거나, 하락하면 사장은 그 원인을 찾아내라고 지시한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이슈는 무엇이었을지 뉴스 검색을 해보고, 우리 회사와 유관한 검색어들로 연관성을 체크해 본다. 홈페이지 게시판의 불만 혹은 칭찬 사항이 있는지 내부 채널을 검토하고, 광고 집행이 늘었거나 줄었는지 마케팅 환경도 확인한다. 이유를 알 듯하지만 100% 원인이라고 보고하기엔 미덥지 않은 구석이 존재한다. 담당자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 미덥지 않은 몇 가지 구석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분석이 아닌 설득력의 환경을 만든 셈이다. 복잡함으로부터 찾아내는 단 하나의 코어(core) 찾기를 포기하고, 군더더기로 포장된 거짓의 분석 결과를 들이민다.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고(報告)를 위한 보고의 모양새다.

통계의 분석 방식은 정량(定量)적인 것과 정성(定性)적인 것으로 구분된다. 양적인 분석은 첨단 프로그램으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질적인 분석은 깊이와 폭이 상당히 넓다. 현시대에서는 무한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그 한계를 규정짓는 것 자체가 무모할 정도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행태가 주목을 받고, 이를 모방하거나 배척하려는 아류가 등장하는가 하면 그러한 행동들 간에 알 듯, 모를 듯한 유기적인 공감대의 기운까지 합쳐져 트렌드나 문화를 만들어가니, 분석의 한계에 대해 푸념을 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분석의 결과를 토대로 마케팅을 수행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난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을 통해 분석의 결과 값을 찾아야 코어에 근접할 수 있을까?

이제는 데이터를 보고 사다리게임을 하듯 일대일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왜?’라는 키워드로 시작해 데이터를 쪼개고 쪼개는 무수한 세분화 과정을 거쳐야만 본질을 찾을 수 있고 현상과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다. 1차적인 분석 결과에 대해 ‘그게 정말 원인일까?’라는 반문을 스스로 던질 줄 알아야 하고, 이전의 답에 대한 허점 찾기를 무수히 반복할 인내심이 전제돼야 한다. 분석의 횟수와 깊이만큼이나 어떤 방향에서 데이터를 바라봐야 하는지도 상당히 중요하다.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참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 분석이란 자기만족이 될 수도 있고, 마케팅의 주춧돌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분석의 양면성이다.

분석의 꽃은 ‘역발상 마케팅’이다. 발상의 일반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기초가 돼야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대다수가 동일한 발상을 할 때에만 비로소 ‘역’ 발상이 통할 수 있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서는 어떤 이유에서 동일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초 단위의 프레임 분석이 필요하다. 초 단위 프레임이 각각 의미가 있진 않을지라도 세분화해보겠다는 무모함만이 비로소 뭇사람의 희로애락을 찾아낼 수 있고, 설득의 메커니즘을 통해 지갑을 열도록 하기 때문이다. 희로애락에 있어서 한 치의 빈틈이라도 있다면 상대방은 오히려 ‘우롱’당했다는 반발이 일어날 터, 그것이 쉽게 역발상 마케팅을 실행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발상이 참이어야만 반대를 찾을 수 있는 이치다.

이처럼 이 시대의 분석은 무모한 도전이어야 한다. 대기업이 아이돌 스타를 모델로 내세워 마치 브랜드 ‘세(稅)’를 내고 사가라는 시대는 지났다. 브랜드를 쪼개고 쪼개 나노(10억 분의 1) 입자만큼 가루로 만들어 분석해 보았는지, 1캐럿 다이아몬드의 세공 기술만큼 수없는 각도에서 입장을 바꿔 바라보았는지만이 분석의 자세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분석에서만큼은 무모함이 성공하고, 고정관념일랑 개나 줘버려야 할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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