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부채(7)-선풍기(扇風機)와 전선(電扇)

입력 2017-06-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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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보자면 선풍기도 넓은 의미의 부채이고 에어컨은 더 넓은 의미의 부채라고 할 수 있다. 선풍기는 扇風機라고 쓴다. ‘부채 바람 기계’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電扇’이라고 한다. ‘전기부채’라는 뜻이다. 扇風機보다는 電扇이 더 낭만적인 표현인 것 같다. 부채를 기계라고 표현하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삭막한 것 같기에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扇風器’라고 하면 어떨까? ‘器’는 ‘그릇 기’라고 훈독하는 글자이며 접시, 주발, 통 등 뭔가를 담아두는 용기를 뜻한다. 영어로 말하자면 bowl, container, basin 등에 해당하는 글자이다. 이에 대해 ‘機’는 ‘틀 기’라고 훈독하며 ‘machine’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선풍기의 ‘기’는 ‘機’일까, ‘器’일까? 둘 다 만족스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국어사전에는 ‘기계’라는 단어에 대한 한자 표기를 ‘機械’라고 한 것도 있고, ‘器械’라고 한 것도 있다. 機械에 대해서는 “동력을 써서 움직이거나 일을 하는 장치. 단위로 대, 조, 틀 따위가 있다”는 풀이를 하고 ‘器械’는 “연장, 연모, 그릇, 기구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차이에 비추어 본다면 중국의 電扇에 비해 훨씬 낭만적이지 못하기는 하지만 지금 사용하는 ‘扇風機’라는 표기를 그대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air conditioner’의 줄임말인 에어컨을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공기조절기(空氣調節機)’가 가장 합당할 것 같은데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국에서는 이 말을 사용하는데 줄여서 ‘공조(空調·쿵티아오)’라고만 한다.

대만은 아열대 지방답게 아예 ‘냉기(冷器·렁치)’라고 한다. 공기를 따뜻하게 조절해야 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의 空氣調節器나 대만의 冷器가 다 ‘機’가 아닌 ‘器’를 사용한다. 여전히 ‘機’와 ‘器’ 사이에서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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