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상조ㆍ4대그룹 첫 회동 "서로 이해하는 기회…지속적으로 소통"

입력 2017-06-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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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첫 회동을 마쳤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의 자발적인 개선을 주문하는 동시에 새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설명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4대 그룹은 정책의 방향성에 공감하면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과 4대 그룹 전문경영인의 정책 간담회가 23일 오후 2시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렸다.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가 시작하기 전 김 위원장은 “느닷없이 만남을 제안한 것이 무리한 돌출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을 잘 안다”며 “그럼에도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결례를 범했다”고 말하며 양해를 구했다. 정부가 부르면 기업은 무조건 가야하는 관행에 대한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였다.

이 같은 발언에 이어 김 위원장은 곧바로 불투명한 대규모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를 꼬집었다. 그는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대기업집단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달라졌다”며 ㅔ각 그룹의 경영전략, 의사결정구조도 진화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 특히 소수의 상위 그룹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다수 국민의 삶은 오히려 팍팍해진 것은 뭔가 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을 만들어 기업의 경영 판단에 부담을 주거나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제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며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당부했다.

이에 재계는 소통의 기회를 환영하면서도 향후 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정부와 따로 만날 기회가 없다 보니 더 막연한 불안감과 우려가 증폭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 만남이 정책의 불확실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후 김 위원장과 4대 그룹 전문경영인들은 1시간 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일자리 창출·비정규직 축소 등 정부의 정책 방향과 공정위의 기업 정책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세한 간담회 내용은 영업 기밀 관련 사항도 포함됐다는 이유로 모두 공개되진 않았다.

간담회가 끝난 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른바 경제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형성이 됐는가를 기업측에게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며 “경제팀의 의견교환 내용도 비교적 상세하게 말했고, 마지막으로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기업정책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중하고도 합리적이며 지속가능한,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기업정책을 이끌어나가겠고 그것에 호응해서 기업측에서도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맞게 선제적으로 자율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기업도 호응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공개적으로 기업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오늘과 같이 여러 그룹과 만나는 자리뿐만 아니라 개별 그룹과 만나는 자리도 수시로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4대 그룹 역시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정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우려가 해소됐다고 입을 모았다. 권오현 부회장은 “정부의 시책이라든가 여러가지 공정위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에 대한 이해가 많이 됐다”며 “기업이나 국가나 모두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움직인 건 사실인데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오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우리도 이에 맞춰서 어떻게 경제발전에 이바지할까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하현회 사장 역시 “정책의 방향성과 서로에 대해 공감하는 자리였고 기업으로서 정책의 방향과 공감을 이루면서 하나하나 성공 사례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정호 사장 역시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경제 경쟁력이 올라가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소통을 자주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공정위에서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언급했다. 정진행 사장은 “공정위의 화두가 일감 몰아주기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물어봤다”며 “양적인 규제책보다는 질적으로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하겠다는 대화를 통해서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향후 공정위와 재계는 대화의 장을 지속적으로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례화나 비공개의 만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도 이러한 대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유익한 대화의 기회를 계속 마련하는 것은 완벽하게 (기업과)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어 “각 그룹마다 특수한 사정들이 있는 만큼 개별 그룹과의 만남을 요청할 수도 있다”며 “개별적인 대화를 통해서 좀더 합리적으로 일반적인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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