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내 생애 최고의 어버이날 선물

입력 2017-05-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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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대에 딸만 셋이니, 우리 집은 딸 부잣집이다. 엄마를 고생시키며 태어난 원죄가 있어서 그런지 5월 어버이날이면 항상 고마움보다 미안함이 앞섰다. 딸들만 있는 집이라 선물의 역사가 꽤 다양하다. 가장 간편한 현금부터 정성 들여 직접 차린 음식 한 상까지, 다양한 선물을 마주한 엄마가 손사래를 치면서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볼 때면 ‘평소에도 넉넉하게 챙겨 드려야 하는데’ 하는 마음으로 만감이 교차한다.

그런데 이번 5월은 다르다. 미리 드린 어버이날 선물 덕분에 엄마의 5월은 따뜻하고, 건강하고, 행복해 보인다.

엄마가 아프셨다. 위(胃)가 많이 안 좋아졌다. 결국 큰 수술을 받으셨다. 대신 아플 수도 없고 속상하지만 그저 지켜보는 것 말고는 아프신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걸 그때 느꼈다. 타들어가는 마음으로 회사에서 개발 중이던 ‘위에 좋은 제품’에 올인했다. 건강즙에 약초까지 넣어가며 연구원들과 수많은 실험을 했다. 우리 엄마처럼 아픈 사람들도 맛있게,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양배추즙을 만들려 애썼다.

내가 담당한 제품을 엄마에게 선물로 드렸다. 통증 때문에 식사를 두려워하는 엄마에게 제발 효능이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였다.

그동안 수많은 선물을 드려도 매번 손사래 치시던 엄마였는데, 이번 반응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 “우리 강희가 회사에서 이런 걸 만들었구나. 꼭 잘 챙겨 먹을게”라고 말씀하시는 엄마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고 나도 눈물이 핑 돌아 뒤돌아서 울었다.

“네가 만든 제품을 먹고 이제 조금씩 밥도 먹기 시작했어”라는 엄마의 문자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조금씩 회복되어 가는 엄마의 모습이 우리 가족을 행복으로 물들인다. 앞으로도 찾아갈 때마다 엄마에게 잘 맞는 건강식품을 드리며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 보려 한다. 건강보다 귀한 선물은 없다. 돈이 최고라고 하지만, 평소 부모님을 위한 작은 건강식품을 챙겨 드리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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