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이슈]“脫안진 기업 잡아라”… 호랑이 없는 굴 ‘회계법인 3파전’

입력 2017-05-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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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정지 안진, 300여개 감사기업 잃어 1심서 유죄땐 민사 줄소송… 존폐기로

삼일 ‘현대건설’·삼정 ‘엔씨소프트’…‘기아車’챙긴 한영 ‘3위 도약’ 예상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를 묵인ㆍ방조한 딜로이트안진의 감사 부문 업무 정지가 회계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이제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업무정지 결정으로 딜로이트안진이 잃은 200~300여개의 감사 기업들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후속 파장으로 인력의 대거 이동과 새로운 회계법인 설립 등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안진 감사업무, 삼일ㆍ삼정ㆍ한영에 분배= 상장사ㆍ금융기관 감사 업무정지 이전에 딜로이트안진이 맡았던 기업들은 삼일PwCㆍ삼정KPMGㆍEY한영에 고르게 분배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기존까지 딜로이트안진의 고객이었던 남양유업, 현대건설, LG유플러스, 삼성카드는 삼일PwC를 새 감사인으로 선임했다. 삼정KPMG는 엔씨소프트와 미래에셋대우, 한화케미칼 등과 새로 계약을 체결했다.

EY한영은 자동차 업종 감사를 새로 맡았다. 이 회사는 기아차와 올해 감사 계약을 체결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기준 외부감사인 비용은 9억2000만 원으로 업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EY한영은 감사 업무분야 확대와 매출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이밖에 EY한영은 현대위아, 포스코건설, 두산, 한진 KAL 등의 외부 감사를 새로 맡았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기존 딜로이트안진이 맡았던 감사 기업 중 숫자는 삼일PwC와 삼정KPMG가 더 많이 가져갔다”며 “다만 대형 고객을 EY한영이 확보해 두각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감사인 선임이 마무리되면서 회계법인들의 감사부문 순위는 뒤바뀔 전망이다. 2015년 기준 회계감사 부문 매출액은 삼일PwC(1710억 원), 삼정KPMG(1174억 원), 딜로이트안진(1050억 원), EY한영(736억 원) 순이다. 이 중 딜로이트안진은 감사 부문 매출액만 3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 일부를 흡수한 한영이 3위로 올라가고 안진은 4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6월 9일 안진 1심 선고, 운명 가를 듯= 이번 사태가 감사 고객을 일부 잃는 정도로 끊나다면 딜로이트안진은 법인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매출은 단기간에 크게 줄지만 조직 규모를 줄여 사업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묵인 의혹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이 딜로이트안진의 존속 여부를 가름할 절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6월 9일 딜로이트안진과 관련 회계사들의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에 연루된 소속 회계사들에 징역 3~5년, 안진회계법인에 벌금 5000만 원을 구형했다. 법원도 1심에서 유죄로 판결하면 딜로이트안진에는 대규모 손해배상 규모가 걸린 민사소송 재판이 잇따를 전망이다.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딜로이트안진을 상대로 한 주주들의 손해배상소송 소송가액은 총 1600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딜로이트안진이 민사에서 패소한다면 이 중 30∼50% 수준의 금액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이 형사 1심에서 패소하면 대우조선해양과 안진을 상대로 민사소송 진행 중인 개인ㆍ기관투자자 등이 수임료 등을 대상으로 가압류를 신청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말 기준 손해배상공동기금으로 288억 원을 준비했고, 2976억 원 가량의 책임보험에 가입된 상태다. 그러나 고의성이 인정되면 보험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어서 거액의 민사를 진행 중인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가압류를 신청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딜로이트안진 재정 압박을 견딜 수 없게 된다. 신뢰가 떨어진 안진회계법인이 새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컨설팅사인 딜로이트와의 제휴 재추진에 나설 것으로 전망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중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딜로이트안진 회계사의 이탈은 본격화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딜로이트안진의 일감을 가져간 다른 회계법인은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 1심 판결 전후로 해 인력 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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