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서울 아파트값 얼마나 올랐을까

입력 2017-03-15 07:00 수정 2017-03-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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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12% 올랐으나 서울 평균은 5.2%에 불과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위기였다. 그 중에서도 주택시장은 한껏 부풀어 있던 버블 가격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아파트 가격이 너무 떨어져 팔아도 빚을 못 갚는 깡통 주택이 돼버린 이른바 ‘하우스 푸어’가 속출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때 황금 알 낳는 거위로 비유됐던 아파트는 순식간에 애물단지로 변해 ‘무주택자가 상팔자’라는 말을 들었다.

좋은 의미로 주거개념이 소유에서 거주시대로 바뀌었다고들 했다.

집에다 큰 돈을 묶어두지 말고 셋집에 사는 게 더 유리하다는 얘기다.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내림세를 유지했으니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도 그 말이 맞았을까.

먼저 통계를 보자.

KB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현재 2009년 1월 가격과 비교할 때 10년간 전국의 아파트 값은 25.7% 상승했다. 연 평균 2.6% 오른 셈이다. 은행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서울의 평균 상승률은 고작 5.2%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서초구 16.6% 올랐고 강남ㆍ강동ㆍ송파는 각각 12.2%,12.8%,8.2% 상승했다.강남 4구 평균 오름폭은 12.5%다.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3.4%), 인천(0.3%) 등 수도권 평균 상승폭은 3.7%에 그쳤다.

아파트 값이 엄청나게 오른 것으로 인식되는 서울 강남권도 평균 상승폭을 고려하면 주택구입 자금을 은행에 넣어 둔 것보다 훨씬 못한 성적이다.

그러나 지방의 대도시는 수도권과 다른 양상이다.

부산의 상승폭은 67.6%에 달하고 대구도 61.3%다. 대구·울산도 상승률이 50% 대로 높은 편이다.

경기를 뺀 도 단위 평균 상승률도 높은 편이다.

제주도가 66.9%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충북 54.4%, 경남 52.7%, 경북 43.5% 순이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부산권의 아파트 값은 연 평균 6.8% 정도 오른 것으로 나온다. 마땅한 투자 상품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파트를 산 사람은 재테크를 잘한 편에 속한다.

통계 수치로 보면 지방의 경우 아파트를 샀을 때 그런대로 재미를 봤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수도권은 손해를 본 경우도 적지 않을 듯 싶다.

그런데 통계 수치와 시장의 체감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인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최근 2~3년간 수 억원씩 오르는가 하면 신규 아파트에 당첨만 되면 큰 돈을 벌기도 했다.

서울이나 수도권 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가격이 크게 뛰어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의 시세차익을 본 사례도 적지 않다.

개포동을 비롯해 서울 주요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도 1~2년 사이 1억~3억 원 정도 올랐다.

최근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재건축 호재로 인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실제 부동산에 나온 매물 시세를 보면 3.3㎡(평)당 5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 될 정도인데 통계 자료에서는 서울을 기준으로 해도 연간 상승률은 고작 5% 대이니 뭐가 잘 못된 것 아니가 하는 의심이 갈 게다.

이는 그동안 가격이 떨어졌다가 최근 몇 년간 급작스럽게 올라 그렇다. 서울의 아파트 값은 2010년부터 4년간 무려 약 9% 정도 하락했다. 반면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10.9% 올랐다.

여기서 생각해 볼 게 있다.

지역에 따라 상승 또는 내림 폭이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단지는 오른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곳은 큰 폭으로 떨어진 곳도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인기지역은 회복세가 빠르지만 외곽의 낙후지역은 한번 하락세를 타면 가격 반등이 잘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리하면 아파트라고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는 집을 사더라도 잘 보고 사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을 잘 선정해야 하고 지역 중에서도 환금성이 높은 상품을 골라야 성공 재테크가 된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 같다. 오르는 단지와 그렇지 않은 곳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소리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 내리는 시기에 사서 올랐을 때 파는 혜안을 기르는 것이다.

부동산 자체는 움직이지 않는 상품이지만 거래 주기는 유연해야 한다.

마냥 갖고 있는 다고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 미국 금리인상 분위기까기 겹쳐 우리 부동산 시장은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불경기 시점이 투자의 호기가 될 수 있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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