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치, 새해 첫 경매서 7억6000만원에 낙찰...일본 경제 주름살 펴졌나

입력 2017-01-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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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수산물시장인 도쿄 쓰키지시장에서 열린 새해 첫 참치 경매에서 아오모리 현 오마산 212㎏짜리 참다랑어가 7420만 엔(약 7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2013년 1억5540만 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이자 작년의 5배가 넘는 가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처럼 기록적인 낙찰가는 일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반영됐다기보다는 참다랑어 어획량이 부족했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쓰키지 시장은 매년 참치 경매와 함께 본격적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상인들은 첫 경매에서 자신들이 잡아온 참치들을 과시하며 구경꾼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경쟁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참치 가격 동향은 일본 경제의 앞날을 점치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해 참치가 기록적인 가격에 낙찰됐다는 건 그만큼 일본 경제가 확실하게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번 새해 첫 경매에서 kg당 35만 엔, 총 7420만 엔에 참치를 낙찰받은 참가자는 ‘스시 잔마이’라는 음식점 체인을 운영하는 기무라 기요시. 그는 “가격은 비싸지만 크고 좋은 참치를 얻게 돼 기쁘다. 고객들이 이걸 되도록 빨리 맛봤으면 좋겠다”고 낙찰의 기쁨을 전했다.

그러나 막상 기록적인 참치 가격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어두운 현실이 자리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연말 연시 일본산 참치 입하량은 작년의 거의 절반이었다. 주요 어업지인 쓰가루해협에서의 어획량이 특히 부진했다고 한다. 이 해협에서 오징어 자취가 사라지자 오징어를 먹으러 오던 참치가 줄었기 때문이다. 쓰키지 시장에서의 일본산 참다랑어 입하는 2016년 12월부터 줄어 같은 달 29일에는 첫 경매치고는 드물게 kg당 4만1000엔으로 뛰기도 했다.

참다랑어 소비도 급감하고 있다. 세계적인 남획에 의한 자원 고갈 우려로 2005년경부터 어획 규제가 심해져 도매가격이 크게 뛰었다. 이에 일본의 종합상사와 대형 도매 수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수입 냉동참치 매입을 늘렸다. 이에 재고가 과잉이 되면서 도매가격은 다시 떨어졌다. 이에 크게 낭패를 본 수산업체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참치 의존도를 줄여야하는 형국에 이르렀다. 여기다 양식으로 참다랑어 공급은 더욱 늘었다. 쓰키지 시장의 작년 1~11월 일본산 참치 거래를 보면 양식 증가로 참다랑어 입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 평균 도매가격은 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공급량 감소와 2005년경 도매가 상승, 더불어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2009년부터 생선류를 지속적으로 웃도는 육류 소비 증가 등 참치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을 몇 가지로 요약했다. 일본 총무성의 가계조사(2인 이상 가구)를 봐도 1990년대는 생선 구입량 중 가장 많은 게 참치였지만 2009년 이후부터는 연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시 전문점 운영업체인 쓰키지스시코의 나리타 요시타카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다랑어 소비는 기업의 접대 수요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구마모토 지진을 계기로 자숙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소비 심리도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가를 기록한 참치를 제외하고 참다랑어 값이 싸진 것도 불경기의 증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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