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내유보금 1년새 2조 증발… 곳간 비는데 노사는 ‘돈 공방’

입력 2016-05-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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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임단협 앞두고 “고용안정에 풀어라” … 사측 “가용현금은 1조3000억뿐” 난색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한 현대중공업의 사내유보금이 1년새 2조원 가량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종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갈수록 곳간이 비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다음주 예정된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사측에 사내유보금 활용을 더 요구할 예정이어서 노사간 치열한 ‘돈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조144억으로 전년 대비 1조8670억원이 축소됐다. 같은 기간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사내유보금 축소 규모인 8234억보다 가파른 하향세다. 무엇보다 최근 3년새 지속적으로 사내유보금 적립 비중을 높이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대조적이다.

사내유보금은 벌어들인 이익 중 종업원 임금이나 배당, 세금 등 외부로 지출하지 않고, 기업 내부에 남겨 놓은 잉여금을 의미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근 2년간 해양 플랜트 부실을 뒤늦게 대규모 손실로 처리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사내유보금 비중을 갈수록 축소해 왔다.

문제는 이 사내유보금을 놓고 노조와의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력 감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회사가 사내유보금을 활용, 경영회복에 매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에 앞서 13조144억원의 사내유보금을 담보로 회사 측에 연 4000억원 이상 부담이 늘어나는 임단협 개정안을 제출했다.

반면 회사는 사내유보금이 투자 등에 사용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실제 가용 현금은 미미하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사내 소식지를 통해 “사내유보금 중 현금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는 1조3000억원 뿐”이라며 “사내유보금은 곳간에 현금을 쌓아놓고 필요할 때 꺼내쓰는 쌈짓돈이 아니다. 공장 증설, 부동산 등 회사 경영상 쓰이는 모든 돈을 포함한 개념으로 기업이 보유한 모든 자산에 사내유보금이 들어있다”고 밝혔다.

노사는 오는 10일 교섭대표 및 위원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단협 교섭에 나서지만, 서로 입장차가 분명해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의 평균 연봉은 7826만원으로 조선업계 중 가장 높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평균 연봉이 각각 7500만원, 71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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