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주 전 대표 "김영사 회장 사기극…이젠 믿을 건 법 밖에 없다"

입력 2015-07-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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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의 '마이더스 손'으로 불리던 박은주(58) 김영사 전 대표가 대주주와의 경영권 갈등 이후 직에서 물러나 돌연 잠적한 지 1년 2개월만에 언론에 얼굴을 공개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을 맡아 도서정가제 확대에 기여하는 등 왕성한 대외활동을 겸하고 있던 터라 출판계의 충격과 파장이 적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2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강유(68.김정섭에서 개명) 회장의 사기극을 막으려면 이제 법적인 대응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김 회장과 현 경영진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 회사를 정상화하는 일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김 회장을 총 350억원 규모의 배임과 횡령, 사기 혐의로 지난 23일 검찰에 고소했다.

박 전 대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공공연히 경영에 개입해 매달 1천만원의 비자금과 운전기사 비용, 카드 대금 등 자금을 유용하고, 이외에도 자신의 소유 주식 등 재산을 가로챘다.

지난해 5월말 출판인회의 회장에서 물러난 뒤 대외 접촉을 끊었던 그가 직접 소송전에 나설 결심을 굳히게 된 직접적 계기는 회사와 일부 임직원들 사이의 소송 전개에서 기인했다.

박 전 대표는 "김 회장 측이 일부 직원에 대해 제기한 횡령 혐의 고소 사건이 지난 4월 무혐의 판결을 받자 나에게도 협박 문자를 보내 직원들의 횡령 혐의를 벗도록 도와주었으니 항고해서 문제삼을 것이라고 압박해왔다"며 "이대로 묵과하면 회사도, 직원들도 설 땅이 없으리란 판단에 늦었더라도 정면 대응을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김 회장은 1989년 연고도 없는 박 전 대표에게 김영사의 모든 지분과 대표직을 물려주고 자신은 수행을 위해 은퇴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어 지난해 갑작스러운 박 전 대표의 사임과 잠적은 더욱 의문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한때 아름다운 미담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이토록 파국으로 치닫게 된 건 결국 '돈'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스스로도 두 사람 사이는 애초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다"며 "(김 회장이) 2007년 이전까지 경영에 간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밝힌 그의 김영사 재직 당시 행보는 일반인에겐 잘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실제로 박 전 대표에 따르면 1983년 김영사에 입사한 박 전 대표는 김 회장이 만든 법당에서 금강경을 공부하면서 수행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 집을 떠나 법당에서 기거했다. 무려 20년 동안 법당에서 기거하며 가족과도 결별했고, 벌어들이는 모든 돈을 법당에 보시했다고 했다. 그렇게 법당에 바친 돈이 무려 28억원에 이른다.

그는 김 회장이 2000년 개인적 이유로 법당을 떠난 뒤에도 2003년까지 법당에 머물렀다고 했다. 그러고는 법당을 떠나 독립했다.

1990년대 26억~63억원을 오르내리던 회사 매출은 2000년 들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다. 2000년 94억원에서 줄곧 성장세를 보이더니 2009년에는 526억원의 매출에 순이익만 167억원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경영성과에 힘입어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연봉으로 8억원의 거액을 받았다.

한편 현 김영사 경영진은 박 전 대표가 회사자금 200억원을 배임·횡령했다는 입장이다. 김영사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박 전 사장의 횡령·배임 혐의가 포착돼 자체 조사한 결과 그 규모가 200억원에 가까웠고 그 방법 또한 너무 안 좋았다"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꾸며서 만들고 부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비자금 1천만원과 운전기사 비용 등 모두 합치면 70억원 가량의 돈이 나갔지만, 회계상으로는 내 월급에서 지출했다. 고의로 회사 자금을 빼내거나 개인적으로 유용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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