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맞수] MBA 출신 엘리트 vs 말단행원 성공신화… 외국계은행 수장 자존심 대결

입력 2015-07-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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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회, 직원들과 인생상담 등 격식없는 소통… 박종복, 전용 승합차 타고 전국 영업 일선 찾아

국내 대표적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각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과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이 있다.

두 행장은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제일은행에서 시작해 행장까지 오른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각자의 시작점은 다르다. 박진회 행장은 MBA 엘리트로, 박종복 행장은 지점 행원부터 시작해 행장까지 올랐다.

겉으로 드러난 두 행장의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박 행장은 차분하고 꼼꼼한 외유내강형이라면, 박종복 행장은 소탈하면서도 따뜻한 외강내유형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30년 정통파 행장… 민원 발생 척결 = 박진회 한국씨티 은행장은 30여년을 한국씨티은행에 몸 담아온 ‘정통 씨티맨’이다. 박 행장은 1957년 전남 강진 출신으로 서울대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런던정경대를 졸업한 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쳤다.

이후 박 행장은 1984년 한국씨티은행 서울 지점에 입사해 중간에 삼성증권 운용사업부담당 상무를 역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 본부장, 재무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2004년 한미은행이 씨티그룹에 인수돼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합병하면서 박 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의 수석부행장에 올랐으며, 지난해 11월 행장에 선임됐다.

박 행장은 10여년간 수석 부행장으로 하영구 전 행장을 보좌하며 2인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 특히 박 행장은 씨티그룹이 운영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인 ‘탤런트 인벤토리 리뷰’를 이수하는 등 사실상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상태였다.

그는 취임 이후 “어쩌다 보니 행장이 됐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행장 선임 과정에서 전 행장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여론에 대한 반박이었지만, 필요 과정을 마친 준비된 행장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발언이기도 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직원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박 행장은 직원들의 생일을 챙기는 것은 물론 수석부행장 시절엔 직원들과 인생·커리어 상담 등 개인적인 면담을 자주 가졌다는 후문이다.

그랬던 박 행장이 CEO(최고경영자)로서의 첫 출근길인 지난해 10월 28일 자신을 가로막는 부하직원들과 마주서야 했다. 박 행장은 취임 당시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대해 “잘못된 방식”이라고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취임 반대 천막 농성 당시에도 직접 노조 천막을 찾아가 대화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행장은 올해를 ‘민원없는 은행’을 위한 원년으로 선포하고, 신뢰성 회복을 선결 과제로 정했다. 올해 5월까지 영업점 민원이 총 11건으로 전년 동기(29건) 대비 62% 감소하고 은행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경영실적도 크게 좋아졌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6.5%의 성장한 11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전년 동기 대비 0.58%p 성장한 0.85%를 기록했다. 1분기 국내은행 ROA 평균인 0.40%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국내은행 평균인 13.89%를 상회하는 16.61%로 국내 은행권 최고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행원에서 행장까지… 정통 영업맨 = 박종복 한국SC 은행장은 1955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후 지난 1979년 제일은행에 입사했다. 박 행장은 35년간 근무하면서 주요 보직을, 특히 영업 부문 요직을 두루 거친 ‘영업통’이다.

2005년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이후 박 행장은 2006년 PB사업부장, 2007년 영업본부장, 2009년 프리미엄뱅킹사업부장, 2011년 소매채널사업본부장, 2014년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1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CEO(최고경영자)인 한국SC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박 행장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종각 은행 본점 1층 영업부를 포함해 본점 전 층을 순회하며 직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격려했다.

박 행장은 지난 4월 취임 100일을 맞아 영업현장 방문을 위해 전용 승합차를 구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은행장 업무 시간의 절반 이상을 고객과 만나는 영업 현장에서 보내겠다고 약속했던 취임 당시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박 행장은 ‘은행 1호차’로 승합차를 구입해 참모진과 함께 전국의 영업 일선을 찾아 다녔다.

박 행장은 전임 은행장 및 퇴직 임직원과 동우회 등을 순방하며 SC은행 거래 확대를 독려한 결과, 거래 고객 수가 115% 증가했다.

또 박 행장은 틈 날 때마다 영업점을 방문해 격의 없는 대화로 직원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듣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부산·영남 지역, 5월에는 충청·호남지역, 6월에는 강원지역을 방문해 지방 영업점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해당 지역 거래처를 직접 방문해 지속적인 거래를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박 행장은 각종 행사 오찬, 만찬 참여시 여유 시간에는 근처 영업점을 예고 없이 들러 직원을 격려했다. 행장 방문 예고로 인한 영업점의 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박 행장은 본점 1층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커피를 즐기며 거기서 만나는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동석해 대화를 나눈다.

박 행장은 은행장으로 부임하기 전 소매금융총괄본부장 시절부터 개발한 모바일 금융 채널인 모빌리티 플랫폼(Mobility Platform)을 지난해 7월 론칭했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이용한,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로 올해 5월까지 4만2000건의 신규고객 및 신고 업무를 처리했고 종이 서류 22만4000장을 절약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시행 전후를 비교해 보면 관련 세일즈 인력들의 평균 판매건수가 약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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