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경영승계 대해부] LS, 사촌경영 고수… 구자은 부회장 행보 주목

입력 2015-06-29 12:46 수정 2015-06-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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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방계형 지배구조… 2세대 체제 당분간 유지

LS그룹은 재계에서 형제간의 우애가 돈독하기로 유명하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해 케이블과 전선부문 계열사를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집단이다. 그룹 내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계열사의 지분을 연합형으로 보유하고 각 주력 회사들의 경영권을 분할하는 방계형을 띠고 있다. 이는 제주도의 집안 풍습인 ‘안팎거리’ 문화와 매우 흡사하다. 안팎거리 문화는 고부간 마당은 같이 쓰지만 절대 부엌을 따로 두는 문화를 말한다. 한 가계를 이루면서도 서로 독립된 생활을 유지하는 셈이다.

◇합리적 방계형 지배구조=LS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4개의 계열사를 기둥으로 삼고 있다. LS와 E1, 예스코, 가온전선이다. 이들 회사는 지배주주 사촌형제들이 지분을 나눠 보유해 지배하고 있다.

우선 그룹 대표 지주사인 LS가 LS산전과 LS엠트론, LS니꼬동제련, LS전선을 지배하고 있다. E1은 LS네트웍스 등의 최대주주다. 예스코는 한성과 대한가스기기 등을 지배하고 있다. LS를 최상에 두지 않고 각 사업부분별로 지배구조를 사촌간 독립적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방계형으로 꾸리고 있는 셈이다.

그룹 지배구조의 기둥인 4개 회사의 지분 구조도 사촌형제간 우애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촌형제간 직계별로 일정 비율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S그룹은 고 구인회 전 LS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고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 구도회 예스코 명예회장이 공동으로 친인척 계열분리를 통해 탄생시킨 대기업집단이다. 지난 2003년 지주사 LS를 설립해 계열분리할 당시 세 형제 직계별 지분율은 4:4:2였다. 이 형제간 지분율은 현재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 그룹 회장직도 사촌형제별로 번갈아가며 맡고 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미래원 회장이 지난 2012년까지 10년간 1대 회장직을 맡았다. 이후 구평회 회장 장남인 구자열 회장이 바통을 이어 받아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그룹 회장직을 사촌간 승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LS그룹 오너가 내부에서는 형제간 경영과 지분 승계에 대해 철저한 원칙을 세우고 그룹 경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당분간 안정적 2세 경영체제 유지할 듯= 1대 그룹 회장인 구자홍 회장도 66세에 사촌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그룹 통솔권을 넘겼다.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그룹 회장직을 승계하는 등 오너가 내부에서 그룹 회장직의 정년을 65세 전후로 정해 사촌간 승계 원칙이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구자열 회장이 62세인 점을 감안하면 3대 그룹 회장이 탄생할 시점도 그다지 머지 않았다. 사촌간 그룹 회장직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점과 집안 내 딸들이 전혀 그룹 일선에 나오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제3대 회장으로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구자은 회장이 젊기 때문에 향후 20년간은 2세대들의 경영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LS 등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지분은 철저하게 형제간 직계로 승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 입장에서 3세대로 그룹 회장직이 넘어가는 시점에 계열분리에 대한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S를 중심으로 사촌형제간 공동경영 방식으로 이끌다가 LS전선 계열과 예스코 계열, E1계열군으로 분할 경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지배구조도 사촌형제간 합의만 도출한다면 손쉽게 사업부분별로 계열분리가 가능하다. 그룹 회장직은 그룹 전체의 대표와 형제간 의견 조율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주력 계열사들의 실질적 경영은 사촌별로 행사하고 있는 점도 계열분리의 전망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집단 중 승계과정에서 형제간 잡음이 일지 않는 등 집안 내부에서 그룹 경영을 두고 철저하게 원칙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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