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선명한 자각과 함께 후각과 청각, 촉각과 시각, 그리고 미각 같은 무뎌지거나 사라진 존재의 감각이 돌아온 것이다. 서둘러 돌아가 저녁밥을 먹고 싶다는 욕구는 강렬했다. 카페를 나오면서 문득 또 한 번의 여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여름이 저 무한을 통과하며 지나는 중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최근 상영된 영화 ‘무한을 본 남자’도 스스로의 천재성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전형적인 천재 라마누잔을 그린다. 반면에 ‘N은 수(數)다: 폴 에르되시의 초상’은 수학자에 대한 아주 다른 시각을 드러낸 다큐멘터리다. 무소유의 자유로운 삶을 살며 세상을 떠돌던 수학자 폴 에르되시(1913~1996)의 얘기다. 평생 정처 없이 여행하며 수많은 수학자와의 토론으로...
우리나라 골프장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안양골프장 9번 홀에는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의 무한추구(無限追球)라는 예서 휘호가 새겨진 바위가 있다. 원래 追求라고 써야 하는데, 求를 球로 바꾼 것이다. 수도 없이 많이 치면서 골프공을 따라다니라는 뜻은 아닐 테고 인생에서 무한을 추구하듯 골프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하라는 뜻이 아닐까? 신사의 운동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