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OLED·AI 결합, “하드웨어는 준비 끝”
FE 시리즈·신규 태블릿도 동반 공개 예정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를 무대로 차세대 확장현실(XR) 기기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을 공식 발표한다. 업계는 이번 제품이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협력해 개발한 첫 본격 XR 기기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의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갤럭시 이벤트’를 통해 프로젝트 무한을 발표할 예정이다. 출시 시점은 이달 말 혹은 내달로 예상되며, 가격은 1799 ~ 2899달러(약 250만 ~ 403만 원)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가 3499달러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1700달러(약 230만 원) 낮은 가격이다.
삼성은 XR 시장 초기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대중적 용도와 활용성이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한 시장 상황에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이다.
프로젝트 무한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해 약 3800ppi 이상의 초고해상도를 구현한다. 이는 애플 비전 프로의 3391ppi를 웃도는 수준이다. 구동 칩셋은 퀄컴의 최신 XR2+ Gen2 프로세서가 적용돼 연산 능력을 끌어올렸고, 16GB 램을 확보해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무리가 없도록 했다.
외관은 금속 프레임을 채택하고, 본체에 최소 6개 이상의 카메라와 외장형 전원을 지원하는 구조를 갖췄다. 사용자는 Wi-Fi 7 기반의 초고속 연결 환경에서 몰입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눈·손·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구글 ‘제미나이(Gemini)’ AI 기반 인터페이스가 탑재돼 직관적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안드로이드 앱이 호환되는 점도 강점이다.
삼성의 참전으로 글로벌 XR 시장은 애플·메타·삼성의 3강 구도가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고가 전략이 발목을 잡고 있다. 반면 메타는 퀘스트 시리즈를 앞세워 보급형 시장에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엔 ‘프로’ 라인으로 상향 이동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은 이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하드웨어 신뢰도를 무기로 틈새시장을 파고들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생태계 충성도를, 메타가 가격과 접근성을 무기로 삼는다면, 삼성은 디스플레이·반도체 강점을 결합한 하드웨어 신뢰성과 구글과의 플랫폼 협력을 내세우고 있다”며 “삼성이 어느 진영의 수요를 흡수하느냐가 시장 구도를 바꾸는 열쇠”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2030년까지 XR 시장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프로젝트 무한을 통해 XR 플랫폼의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갤럭시 S25 FE △갤럭시 탭 S11·S11 울트라 △갤럭시 버즈3 FE △갤럭시 탭 S10 라이트 등 신제품도 함께 선보인다. 프리미엄 사양을 유지하면서 가격 부담을 낮춘 ‘FE 시리즈’를 확대해 시장 저변을 넓히고,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갤럭시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