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광고 플랫폼까지 확장 가능한 AR 기술
메타·애플·구글과 맞불…‘무한 프로젝트’ 등 웨어러블 속도전

삼성전자가 사용자의 시선 방향에 따라 초점을 자동 조절하는 증강현실(AR) 디바이스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현실 객체와 가상 이미지 사이의 초점 불일치 문제를 개선해 착용자의 멀미와 눈 피로를 줄이는 기술이다. 스마트 안경(AR 글래스)·확장현실(XR) 기기 대중화의 걸림돌이던 착용감을 크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2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사용자의 시선 방향에 따라 초점 영역을 조절하는 증강현실 디바이스 및 그 동작 방법'이라는 명칭의 특허를 출원했다.

특허의 핵심은 시선 추적 센서가 양쪽 눈의 시선 벡터를 파악하고, 깊이 센서가 실제 사물의 거리를 계산해 가변 초점 렌즈가 현실과 가상 이미지를 동시에 선명하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기존 AR 기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수렴-조절 불일치(VAC)'를 해소하는 기술이다.
특허 설명서에는 상업 정보 오버레이 기능도 포함됐다. 매장에서 특정 신발을 바라보면 안경 렌즈에 가격과 할인 쿠폰, 리뷰가 즉시 표시되고 구매 사이트와 연동되는 구조다.
이 특허가 상용 제품에 적용될 경우, 물건을 바라볼 때 가격·리뷰·광고 정보가 시야에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가상 이미지가 실제 환경과 초점이 맞아 몰입감이 한층 강화되는 AR 경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단순한 광학 개선을 넘어 커머스·광고 플랫폼 확장의 신호탄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확장현실(XR)·AR 기기 상용화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특허에 앞서 시력 교정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안경,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착용 부담을 줄이는 모듈형 지지 시스템, 동시에 여러 사용자의 AR 경험 공유 등 다양한 특허를 내놓으며 기술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웨어러블 기기 대중화의 장애물을 하나씩 제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력 교정 특허는 외부 렌즈를 부착하는 대신 내장형 조정 방식을 적용해 사용성을 높였다. 모듈형 지지 시스템은 배터리와 일부 회로를 액세서리에 분리 탑재하는 구조로, 본체 무게를 줄이고 착용감을 개선했다. AR 공유 특허는 여러 사용자가 같은 기기에 연결해 가상 테니스 게임처럼 동일한 환경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 안경·XR 시장은 메타, 애플, 구글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메타는 '레이밴-메타' 시리즈로, 애플은 고가의 XR 헤드셋 비전 프로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들 특허를 앞세워 차세대 기기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다음 달 구글과 협력한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하고, 내년 초에는 스마트 안경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이미 '삼성 갤럭시 글라스' 상표를 등록했다. 관리 애플리케이션으로 추정되는 '글라시스 매니저' 상표도 출원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초점 조절·착용감 등을 겨냥한 특허를 통해 스마트 안경과 XR 대중화의 핵심 과제를 선제적으로 풀고 있다"며 "무한 프로젝트 공개와 맞물려 글로벌 XR 경쟁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