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 조 편성, 행운 or 불운?…조 편성 결과보다 일정 관리가 관건

입력 2014-08-2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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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결과(사진=영상 캡처)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손흥민의 소속팀 바이어 레버쿠젠이 조 추첨 편성 결과를 받아들었다.

레버쿠젠은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조추첨식에서 벤피카 리스본(포르투갈),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AS 모나코(프랑스) 등과 C조에 편성됐다. 결과만 놓고보면 "무난한 조편성"이라는 표현이 지배적이다.

물론 명목상 유럽 최고의 클럽 32개팀이 모인 대회인 만큼 쉬운 조는 없다. 레버쿠젠은 시드에서도 3그룹을 받아 1그룹과 2그룹의 강호들을 피할 수 없었던 만큼 애당초 편안한 대진을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그룹 8개팀들 중 그나마 최약체로 꼽히는 벤피카를 만난 것은 천운이나 다름없다.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첼시, 아스널 등 쟁쟁한 팀들과 만났다면 이들을 상대로 홈과 원정에서 승점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벤피카라면 충분히 승점을 기대해 볼만한 것이 사실이다.

2그룹에 속한 팀들 중에서도 맨체스터 시티, 유벤투스 투린 그리고 지난 시즌 16강에서 처절한 패배를 안긴 파리 생제르맹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이들에 비해 제니트는 한결 수월한 상대임이 분명하다. 물론 러시아, 터키, 그리스 등으로의 원정이 흔히 '지옥'으로 표현될 정도로 쉽지 않음을 감안하면 원정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전력만 놓고보면 레버쿠젠이 결코 도전자의 입장은 아니다.

반면 4그룹팀들 중 모나코를 만난 것은 살짝 아쉽다. 아포엘 니코시아나 BATE 보리소프, NK 마리보르, 말뫼 FF 등 수월한 팀들에 비해 모나코가 상대적으로 강한 상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프랑스리그 초반 1승 2패로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데다 2005-06 시즌 이후 오랫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는다는 점에서 약점 역시 분명하다.

레버쿠젠의 챔피언스리그 조 편성을 결과적으로 표현하면, 각각의 그룹에서 강호들은 피한 대진이다. 행운과 불운의 이분법으로 구분하자면 이번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결과는 당연히 행운에 훨씬 가깝다. '레알-맨시티-레버쿠젠-AS로마' 혹은 '바르셀로나-유벤투스 투린-레버쿠젠-로마' 등의 대진도 가능했음을 감안할 때 이는 행운이 분명하다.

물론 조 편성 결과를 볼 때 레버쿠젠으로서는 어느 한 팀 만만한 팀이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서로 물고 물리는 과정에서 그 반사이익을 레버쿠젠이 누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어차피 조추첨에서 다른 조에 편성됐다 해도 1승 제물로 꼽을 만한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C조에 속한 다른 팀들로서는 레버쿠젠이 까다로운 상대다.

고만고만한 상대팀들로 엮인 조 편성을 감안하면 조추첨 결과보다 걱정해야 할 것은 상대팀이 아닌 레버쿠젠의 경기 일정이다. 먼저 레버쿠젠은 모나코와 원정경기를 치르고 벤피카와 홈에서, 그리고 제니트와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 4차전부터 6차전까지는 제니트와의 원정경기, 모나코와의 홈경기 그리고 벤피카와의 원정경기 순으로 열린다.

마지막 6차전을 벤피카와 원정으로 치르는 점은 분명 부담이다. 특히 벤피카와의 원정경기는 12월 10일 새벽에 열리지만 바로 직전 주말인 6일에는 강호 바이에른 뮌헨과 분데스리가 14라운드가 원정경기로 예정돼 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무난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챔피언스리그에서 5차전까지 조 2위 이상의 윤곽을 잡지 않으면 안된다.

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8일까지의 살인적인 일정도 잘 소화해야 한다. 18일간의 이 기간에 레버쿠젠은 DFB 포칼(독일컵) 2라운드 일정도 포함돼 있어 무려 6경기를 치러야 한다. 순서대로 보면 제니트와 홈경기-샬케04와의 9라운드 홈경기-막데부르크와의 포칼 원정경기-함부르크 SV와의 10라운드 원정경기-제니트와의 원정경기-마인츠와의 11라운드 홈경기 등이다. 선수층이 엷은 레버쿠젠은 이 시기에 고비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막데부르크-함부르크-제니트로 이어지는 경기들은 모두 원정인데다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위한 고비가 될 제니트와의 홈앤드어웨이의 일정이 살인적인 18일간의 일정 내에 모두 포함돼 있는 점도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편성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받아든 레버쿠젠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리그와 컵대회 일정 등을 어떻게 운용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주전 선수들과 백업 요원들간의 전력차가 비교적 크고 선수층 자체도 상대적으로 엷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작 레버쿠젠이 걱정해야 할 것은 같은 조에 편성된 상대팀이 아닌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느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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