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승자는? 김보성 vs 문창극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4-06-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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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패러디 승자는? 김보성 vs 문창극 [배국남의 직격탄]

‘의리! 김보성’과 ‘변명! 문창극’ 두 사람 중 승자는 누구일까요? 생뚱맞다고요. 아닙니다.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패러디(Parody) 원전으로 활용되는 두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이 대중과 국민에게 가장 핫한 인물이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두 사람의 패러디 승패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배우 김보성과 국무총리 후보자 문창극, 두 사람의 패러디의 본질과 문양 그리고 국민의 반응은 참 극단적입니다.

특정 작품의 소재나 작가의 문체를 흉내 내 익살스럽거나 해학적으로 비틀어 표현하는 것을 의미하는 패러디는 원본(작품)이나 인물을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콘텐츠로 의미 확장이 됐습니다. 특히 변형과 복제가 용이해진 디지털 시대에는 패러디가 넘쳐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패러디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습니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 대량유통 되는 패러디는 사람을 평가하나 여론을 읽는 또 다른 단초이기도 합니다. 패러디는 대상과 현상, 인물에 대해 통찰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상과 현상, 인물의 진정한 평가나 본질 파악을 가로막는 장막을 걷어내 대상과 현상, 인물의 본질을 깨우치게 하는 기제 역할도 합니다. 패러디를 통해 발터 벤야민이 말한 일상에서의 평범한 깨달음, 즉 ‘범속한 각성(Profane Erleuchtung)’을 얻기도 하고 대상과 현상, 인물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의 시선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시도 때도 없이 의리를 외쳐온 배우 김보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우리 몸에 대한 의리”를 표방하는 한 음료광고가 소비자의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김보성 의리’신드롬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선 ‘김보성 의리 시리즈’에서부터 의리에 관련된 말장난 놀이, 패러디 그림, 사진까지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김보성 의리의 패러디 홍수는 키치적인 재미를 주는 것과 인터넷의 놀이로 전환된 것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세월호 참사 같은 우리사회의 비극도 한몫했습니다.

우리사회가 그동안 돈과 물질에 대한 탐욕의 무한질주를 하면서 정작 우리가 지켜야 할 도리인 의리나 정, 사랑 같은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상실하고 무시해왔습니다. 그 결과는 꽃도 피워보지 못한 수많은 학생을 죽음으로 내몬 대참사, 세월호 사건이었습니다. 의리를 외치는 김보성의 패러디는 유쾌한 웃음을 주면서도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탐욕의 대한민국 사회의 평범한 일상의 깨우침을 주는 범속한 각성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보성과 쌍벽을 이루며 혜성처럼 나타나 무수한 패러디 원전으로 활용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입니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가 전관예우 등의 문제로 낙마한 지 얼마 안 돼 중앙일보 전 주필 문창극씨가 국무총리후보로 지명됐습니다. 지명되자마자 문후보자의 칼럼, 강의, 그리고 강연 동영상이 보도되고 알려지면서 김보성을 능가한 문창극씨의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독도에 위협 없다”“일제 식민지가 하나님의 뜻”“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고 이게 아주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던 거야”“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등 문씨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문창극 망언시리즈’에서부터 ‘문창극 궤변시리즈’까지 버전을 달리하는 패러디물이 인터넷을 통해 대량유통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문후보가 행한 사과나 해명의 패러디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급기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지명은 대한민극의 참극이다”라는 그의 이름까지 패러디하고 있습니다.

문창극 후보에 대한 패러디는 수많은 국민에게 웃음 대신 분노와 슬픔,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문창극 후보의 발언으로 인해 수십년 동안 일본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참아내며 투쟁해온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국민 상당수가 문 후보의 발언에 상처 받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문창극 후보에 대한 패러디 역시 강력하면서도 너무나 평범한 깨달음을 줍니다. 문제점이 많은데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공직 인사나 후보지명은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며, 국가를 위기로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한번이라도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는 문창극 후보의 패러디가 의미하는 것들을 살펴봤으면 합니다. 만약 문창극 후보의 전매특허처럼 사용되는 “문창극 후보의 패러디 홍수 역시 하나님의 뜻”이라면 정말 할 말 없지만요. 이쯤 되면 김보성 대 문창극의 패러디 대결 승자는 누구인 줄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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