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ㆍ왕기춘 국가대표 자격 없다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4-06-02 06:55 수정 2014-06-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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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축구선수 기성용(좌)과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사진=뉴시스)

나이트클럽에서 부킹녀를 폭행했습니다. 육군 훈련소에서는 몰래 휴대전화를 반입해 사용하다 퇴소됐죠. 운동선수의 체벌이요?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 한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논란이 됐습니다. 대체 누구 이야기냐고요. 놀라지 마세요. 스포츠 영웅이라 일컫는 한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이야기입니다.

이 메달리스트는 지난달 30일 용인대 유도부의 체벌 문화를 비판하는 SNS 글에 체벌을 옹호하는 댓글을 남겨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73㎏급 은메달리스트 왕기춘(26)입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경기 중 부상을 딛고 일궈낸 메달이었기에 온 국민은 박수를 보냈습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그를 응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그러나 기대가 지나치게 컸던 걸까요. 유도영웅 왕기춘에 대한 실망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옵니다.

오로지 경기력만으로 선발하는 국가대표의 자질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왕기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달 28일에는 한국과 튀니지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그 경기에서는 한국의 0-1 패배보다 더 실망스러운 사건이 있었죠. 기성용의 왼손 경례입니다.

국가대표 10년차 기성용이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국기법조차 몰랐던 걸까요. 사실 기성용의 왼손 경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과거 FC서울 시절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왼손이 올라갔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과의 4강전에서는 일본인을 비하하는 원숭이 세리머니를 해 일본인들의 분노를 샀고, 지난해에는 자신의 SNS에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난하는 항명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정말이지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질 논란은 끝도 없이 재기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는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자로 사소한 언행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항시 올바른 언행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국가대표는 혜택도 많습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는 각종 포상금과 평생연금, 남자 선수에게는 군 면제 혜택까지 주어집니다. 전부 국민의 세금입니다. 그래서 태극마크는 국민이 달아주는 훈장이라 할 수 있죠. 온 국민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질 논란에 대해 격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스포츠 빅 이벤트가 많습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국가대표의 자질 논란이 더 많이 재기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의례를 가볍게 여기는 선수에게 과연 태극마크가 어울릴까요. 국가대표는 운동 기능뿐 아니라 인성적으로도 국민의 표본이 돼야 합니다. 인성적으로 미완인 선수가 실력만 갖췄다고 해서 나라와 국민을 대신한다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군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선수, 폭력을 정당화하는 선수, 국기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선수에게 태극마크가 가당키나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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