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시중은행, 아일랜드리조트에 1400억 물렸다

입력 2014-04-15 10:20 수정 2014-04-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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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대출자금 회수 불투명… 시공사 에버랜드도 수백억 손실

신한·농협·하나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과 대기업이 골프장 사업에 투자했다가 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한·농협·하나은행 등 대주단은 아일랜드리조트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단이 맺은 PF 대출 약정은 신한은행이 630억원, 농협중앙회(군자농협) 563억원, 하나은행 200억원, 국민은행 8억원 등 모두 1401억원 규모다.

이들 대주단이 아일랜드리조트와 대출 약정을 맺은 것은 2010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주단은 시공사인 삼성에버랜드와 함께 1700억원 규모의 PF 사업 및 대출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아일랜드리조트는 PF 대출금을 바탕으로 골프장 부지 매입·조성에 나섰다. PF 대출금과 관련 아일랜드리조트 토지 등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돼 있다.

아일랜드리조트는 걸그룹 출신 연예인 이은씨의 시아버지 권오영 회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최근 공중파를 통해 소개되면서 잘 알려진 곳이다. 아일랜드리조트는 골프장 준공 과정에서 SK그룹과도 마찰을 빚은 뒤 법정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다. 골프업황 침체로 인해 회원권 판매가 부진하자 손실 규모가 확대되면서 지난 1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대주단의 자금 회수도 요원해진 상황이다.

대주단 가운데 한 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 투자금을 충당금으로 적립했다”며 “담보권 설정은 대주단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아직 실행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아일랜드리조트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피해를 본 것은 시공사인 삼성에버랜드 역시 마찬가지다. 공사대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면서 작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에버랜드는 2013회계연도에 별도 기준 매출 3조185억원, 영업이익 10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8%, 54.7% 증가한 수치다. 매출 확대와 원가 관리로 호실적을 보였음에도 순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36.4% 줄어든 9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삼성에버랜드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골프장 회원권에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해 보유 중이던 806억원 규모의 골프장·콘도 회원권 중 440억원어치를 무형자산손상차손 처리했다. 이에 기타영업외비용이 크게 늘면서 순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손상 처리된 440억원을 순이익에 합산할 경우 순이익 감소폭은 7%로 낮아진다.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 손상 처리한 회원권은 남춘천CC, 아일랜드리조트의 회원권이며 이 중 대다수는 아일랜드리조트 회원권으로 추정된다. 삼성에버랜드는 받지 못한 공사 대금조로 2012년 말 500억원어치 회원권을 받았다(대물변제). 그러나 회원권 시세가 매입 당시보다 하락하면서 차기 회기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손상 처리하게 됐다. 즉 공사대금과 회원권 상각에 따른 이중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내용이 좀 복잡하지만 공사대금 대신 회원권을 받은 것은 대물변제를 한 셈”이라며 “시세 하락에 차기 회기에 부담을 안 주기 위해 회계처리상 손실 처리한 것으로, (골프)업황이 개선돼 회원권 시세가 회복되면 재무제표에 다시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받지 못한 공사 대금은 법정관리 협의 절차에 따라 다른 (회수) 방법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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