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버블론' 여파로 분양시장 위축 조짐

입력 2006-05-18 15:57 수정 2006-05-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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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집값 버블론을 쏟아내자 '버블세븐' 뿐아니라 신규 아파트 분양 업체들도 고민에 빠졌다.

판교 등 우량 분양물량이야 물량 털어내기가 두려울 게 없지만 상대적인 비인기지역에서 분양하는 업체들은 아무래도 현재 만연되고 있는 버블론이 시장 환경 악화를 더욱 부추키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실제로 지난 5월초 하남시 도시개발공사가 분양한 풍산지구 에코타운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가뿐히 분양을 마친 것과 달리 향후 투자가치에 대해 이견이 많았던 김포 장기지구 우미 린은 60%만이 청약됐던 것이 단적인 예다.

이밖에 비교적 우량물량으로 꼽았던 대우건설의 중동 푸르지오도 예상외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나 분양시장이 위축된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 나왔을 정도다.

시장환경이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집값 거품론은 신규 분양을 앞둔 업체들에겐 큰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집값 버블론 확산에 따른 투자심리의 위축과 고분양가 논란이 필연적으로 따라 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25일 11개 업체가 동시분양을 시작한 화성 향남지구가 대표적인 예다. 향남지구는 서울과의 거리가 40km 이상 떨어져 있어 사실상 서울 출퇴근은 불가능한 지역. 이에 따라 지역 경제환경 발전과 병행한 지역 실수요자를 노릴 수 밖에 없어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초기 계약률은 30~40%선에 그칠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하지만 5월 들어 향남지구가 이른바 '포스트판교'로 시장에 알려지면서 시장상황은 한결 호전됐다는 게 업체들의 전언이다. 향남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5월들어 분양 문의가 급격히 늘고 있어 100% 계약 가능성도 이야기 되는 등 환경이 크게 개선돼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 환경 변화는 집값 버블론으로 '도로아미타불'이 될 형편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분양문의가 17일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등 버블론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향남지구의 주요 분양 타깃은 수원과 화성 등 인접지역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투자수요로 예측되는 서울과 분당, 평촌 등에서도 분양문의가 왔었다"며 "하지만 어제부터 원거리 거주자가 분양문의를 하는 횟수가 현저히 낮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의 목소리도 불만이 가득하다. 정부가 버블세븐 집값을 잡으려는 '립 서비스'에 애꿎은 새우등이 터지고 있다는 게 그것. 즉 실수요 위주로 치뤄질 향남지구 분양도 마치 거품이 있는 것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업체의 경우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즉 택지지구 분양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개별분양과 달리 무난한 계약실적을 올릴 것이란 예측이다.

중대형평형을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버블론의 일정부분 시장의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이는 기존 고급주택 밀집지역인 강남권 등 버블세븐 지역에만 국한 될 뿐 향남과 같은 서민을 대상으로 택지지구까지 여파가 오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번 버블론에 따른 분양전략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 하락이 분양업체들에게 좋게 작용할 것은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취재팀장은 "이번 버블론은 가수요가 걷히면서 몇안되는 실수요를 타깃으로 근근히 이어가던 비인기지역 분양시장을 급속히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결국 버블론에 따라 분양시장의 입지별 양극화가 더욱 고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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