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서 제살깎기식 출혈경쟁 심각

입력 2013-11-27 10:4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현지진출 국내기업 유치 위해 앞다퉈 금리할인…수익성 악화 우려

# 최근 한 대기업은 국내 은행권의 해외진출 핵심 요충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운영자금 1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대출기관을 선정하는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공개 입찰에서 국내 은행들은 연 1%대 후반의 금리를 경쟁적으로 제시했지만, 자금조달 여력 부문에 점수가 깎여 필리핀 현지 은행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은행권이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현지에서는 출혈경쟁으로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인 및 현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보다 교포나 국내 진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다 보니, 경쟁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제살깎기 출혈 경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영업점이 아닌 사무소 형태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의 경우 본점에서 저금리의 자금을 활용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 은행보다 금리를 조금 더 얹어 주고 일부 정기예금을 유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영업 형태가 지속된 탓이다. 수시로 자금 유출입이 발생하고 해외지사 간 자금 거래가 빈번한 우리 기업들의 자금 흐름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외화예금은 461억 달러 수준이다. 이중 89%가 기업 자금이고,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초단기 예금이 67%를 차지한다. 수출입 결제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은행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내기업 유치를 위한 출혈경쟁도 심각한 상황이다. 올 초 A은행은 역마진을 우려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리 인하 영업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대신 환전과 송금 수수료 우대 등 다른 혜택을 제공했지만 영업 환경 개선에는 별다른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최근 금리를 0.2%포인트 낮추며 기업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마진 발생이 우려되지만 실적을 위해 대출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해외 주재원들의 경우 보은성 인사로 이뤄진 경우지만 막상 해외에 나가면 실적 부담 때문에 국내보다 무리한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해외영업점(지점·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억8270만달러로 전년 동기(3억3060만달러)보다 14.5%(4790만달러)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에도 2011년(7억2160만달러) 대비 11.8%(8540만달러) 감소하는 등 해외영엄점의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아이돌 레시피와 초대형 상품…편의점 음식의 한계 어디까지?[Z탐사대]
  • 제니와 바이럴의 '황제'가 만났다…배스 타올만 두른 전말은? [솔드아웃]
  • 송다은 "승리 부탁으로 한 달 일하고 그만뒀는데…'버닝썬 여배우' 꼬리표 그만"
  • ’돌아온 외인’에 코스피도 간다…반도체·자동차 연이어 신고가 행진
  • ‘빚내서 집산다’ 영끌족 부활 조짐…5대 은행 보름 만에 가계대출 2조↑
  • “동해 석유=MB 자원외교?”...野, 의심의 눈초리
  • 미끄러진 비트코인, 금리 인하 축소 실망감에 6만6000달러로 하락 [Bit코인]
  • 명승부 열전 '엘롯라시코'…롯데, 윌커슨 앞세워 5연속 위닝시리즈 도전 [프로야구 16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6.1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152,000
    • +0.7%
    • 이더리움
    • 5,090,000
    • +1.43%
    • 비트코인 캐시
    • 606,000
    • -0.25%
    • 리플
    • 692
    • -0.72%
    • 솔라나
    • 210,100
    • +2.74%
    • 에이다
    • 590
    • +0.85%
    • 이오스
    • 924
    • -0.96%
    • 트론
    • 165
    • +0.61%
    • 스텔라루멘
    • 140
    • +0.72%
    • 비트코인에스브이
    • 69,950
    • -1.06%
    • 체인링크
    • 21,370
    • +1.67%
    • 샌드박스
    • 539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