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자산 부실화 ‘위험 수위’

입력 2013-11-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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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우려 8개 대기업에 15조 여신…자기자본의 62%

“올해 최악의 경우 1조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홍기택 KDB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산업은행의 실적 부진 사실을 밝혔다. 새 정부 들어 그동안 미뤄졌던 대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STX, 동양그룹 등 잇따른 대기업 부실로 산업은행의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조선·건설·해운사 등 거래기업 대부분이 부진을 겪고 있어 구조조정 지연 따른 대량 부실화 시 기업 구조조정의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서 추가 부실이 우려되고 있는 8개 대기업 집단(현대·동부·한진·한라·대성산업·한진중공업·동국제강·두산)에 대한 산업은행 여신규모가 15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업은행 자기자본(20조원)의 62%에 달한다.

여기에 6개 한계기업(STX·동양·SPP·금호·성동조선·쌍용건설)에 대한 산업은행의 익스포저도 41%를 넘어서는 등 산업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밖에 은행 보유 차입금이 많은 50개 위험업종 기업 중 신용등급이 BBB급인 기업의 여신 및 신용공여 익스포저가 4조4950억원에 달한다. 이중 산업은행이 절반에 가까운 1조887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기업 여신시장은 산업은행 주도로 판이 짜여져 있다. 현재 전체 대기업 여신 중 산업은행의 비중은 26.2%다. MB정부가 기업구조조정을 사실상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 규모가 커졌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부실 기업을 구조조정할 수 있는 여력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한진해운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영구채 발행은 채권은행들의 부정적 반응으로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다. 현재 발행금액 4억달러를 산업은행과 4개 시중은행이 나눠 보증을 해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산업은행이 전체의 50% 이상을 보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상 절반 이상 보증을 서면 IFRS(국제회계기준) 연결재무제표 상 지분법 평가 대상으로 잡힌다. 그만큼 부담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산업은행의 자산 건전성 악화는 금융권과 산업권의 동반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향후 대기업 구조조정은 시중은행의 보수적 대출 태도가 지속되면서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 여부가 구조조정의 핵심적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 여력이 감소해 동부그룹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등 앞으로 선별적 지원 중심의 대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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