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GS·CJ·SK 등 대기업, 계열사 30%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운영

입력 2013-11-0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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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말 기준 지주회사 127개사…총수일가 지분 높을수록 내부거래↑

GSㆍCJㆍSK 등 대기업들이 계열사의 30%를 지주회사 체제 밖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많은 재벌 그룹들이 지주회사를 만들어놓고도 밖에서 상당수의 별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 특히 이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부의 이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 1년간 대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 실적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지주회사 도입 노력이 제대로 실효성을 거두고 있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발표한 ‘2013년 지주회사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지주회사는 총 127개사로 1년 전에 견줘 12개(10.4%)가 늘어났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총 21개사가 지주회사로 설립·전환된 반면, 9개사는 지주회사에서 제외됐다. 한진칼 등 3개사가 지주회사로 설립·전환되고 지주회사였던 아모레퍼시픽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지정되면서 4개사가 늘어난 반면, 동부인베스트먼트 등 2개사가 지주회사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것이다.

신영선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이번 현황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난 10월말 한국타이어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신고를 해왔으며 한솔그룹도 (지주회사 전환) 재추진 움직임이 있는 등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근 1년간 대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 실적은 제자리였다. 자산총액이 가장 큰 계열회사, 즉 주력회사를 지주회사 체제 내에 보유한 대기업집단은 모두 16개로 아모레퍼시픽이 추가되면서 작년보다 1곳 늘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이 원래 지주회사 체제였음을 감안한다면 지난 1년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사실상 한 곳도 없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 수는 2009년 10개, 2010년 13개, 2011년 14개, 2012년 15개로, 올해 16개로 2011년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전체 지주회사 수 증가율 역시 2010년 21.5%에서 2011년 9.4%, 2012년 9.5%, 올해 10.4%로 하락 추세에 있다.

대기업들의 지주회사 도입 속도가 더딘 것은 일반지주회사의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금융기관 소유 허용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 등 관련법 개정이 늦어지고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혜택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현재로서는 어려운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신 국장은 “삼성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이 단절이 돼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체제 내에서는 일반회사와 금융회사 간 출자가 안되는 데 삼성카드·삼성생명 등 금융보험사의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는 삼성의 경우 이같은 지분관계를 정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 국장은 “지금 대기업들이 3~4세 경영체제로 넘어가고 있어 순환출자 끊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면서도 “지주회사로 갈지 말지는 기업이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정하는 것으로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 GS와 CJ, SK 그룹 등 재벌들은 지주회사 전환 후에도 10곳 중 3곳의 계열사를 지주회사 바깥에 두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기업 집단 소속 전체 계열사 수 대비 지주회사와 자·손·증손회사 숫자의 비중을 뜻하는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편입률은 69.9%였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집단은 전체 652개 계열사 중 196개(30%)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별로 평균 12.3개의 체제 밖 계열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여러 계열사를 체제 바깥에 두고 있는 대기업 집단 중 계열사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GS(20개)가 가장 많았고 대성(15개), CJ(4개), SK(3개), LS(2개) 순이었다.

지주회사 체제 밖의 계열사들은 출자구조 등에서 지주회사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재벌 총수가 이들 계열사에 부당지원을 하는 등 사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편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4.4%로, 민간 대기업집단(평균 12.3%) 보다 다소 높았다. 특히 체제 밖 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미만인 경우 내부 거래 비중은 9.53%에 그쳤지만, 50% 이상인 경우는 40.47%, 100%는 51.33%에 달했다. 지주회사 체제 밖에 약 30%의 계열사(금융사 포함)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투명한 출자구조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측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등 지주회사제도가 긍정적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체제 밖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부의 이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자·손자회사 지분율, 계열사 간 수평적 출자금지 등 지주회사제도의 핵심규율은 유지하면서 지주사 전환과 소유구조 개선을 위한 시책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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