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입력 2013-11-0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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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보고서’…자영업자 빚 450조·중산층 대부업체 이용 증가

한국은행이 한국 경제의 허리인 중산층과 자영업자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대기업 중 절반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권도 저금리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지난달 31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중소득(소득 3~4분위)중신용(신용도 5~6등급) 가계인, 이른바 중산층의 채무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대부업체의 중신용 차주 비중이 2010년 말 13.4%에서 2012년 말 16%로 상승했다. 중산층 가계들조차 돈을 빌리기 위해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자영업자 빚 450조 ‘부실뇌관’ = 대다수가 중소득중신용 계층에 속하는 자영업자의 빚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은은 금융권에 대한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가 올해 3월 말 450조원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자영업자의 1인당 대출도 지난 3월 말 평균 1억20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1인당 대출(4000만원)의 3배에 달했다. 소득 3분위 자영업자의 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경상소득에서 원리금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말 18.2%로 임금근로자 평균(11.7%)의 1.5배를 넘었다.

자영업자는 부채 규모가 클뿐더러 부채의 질도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은행의 가계대출을 분석한 결과 자영업자 대출은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의 비중이 39.3%로 임금근로자(21.3%)보다 컸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의 20.4%가 2013~2014년 만기를 맞는다.

◇부채비율 200% 이상 대기업 절반이 적자…제2의 동양사태 우려 = 경기부진으로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제2의 동양사태’ 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채비율 200% 이상 대기업 중 적자기업의 비중은 55%에 달했다. 특히 이들 부채과다 기업의 차입금 가운데 잔존 만기 1년 미만인 단기성 차입금의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 중 절반 이상의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기업이 65%에 달했다.

또 이들 부채과다 기업의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6월 말 기준 88%로 기타 대기업(139%)에 비해 낮았으며 가용할 현금성 자산 규모도 단기성 차입금 대비 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고 국내 은행들이 올해 3분기 이후 대기업 대출 태도를 강화하고 있어 비우량 대기업의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중산층을 두텁게”라는 정부의 정책 구호와 달리 중산층?자영업자 가계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장기 경기침체 탓에 소득은 제자리인데,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정책으로 연 30%대 고금리 대출은 늘었다. 천정부지로 뛴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려는 전세자금대출 부담도 증가해 다중채무?고령층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이 커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의 한 전자상가에 상가들이 공실로 방치돼 있다. 방인권 기자 bink7119@

◇저금리 직격탄…은행 가능성 악화 = 저금리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로 은행권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국내 은행은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낮고 대출 확대가 여의치 않은 점에 비춰보면 수익성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의 대손상각 전 당기순이익은 2조5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3~4분기의 3조5000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1년 이후 하락 추세를 보였던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4조2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7000억원까지 감소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 감소가 가계소득이나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대손비용 적립 증가보다 이자이익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1%포인트 하락하면 은행의 이자이익이 연간 1조60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증가세 위축이 지속되면 은행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25%로 지난해 4분기(159%)와 올해 1분기(149%)보다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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