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 寒가위] 증권맨 “안 잘린 게 선물”

입력 2013-09-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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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실종…선물세트도 감지덕지

풍요로워야 할 추석이지만 구조조정 광풍이 불고 있는 증권업계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실적 악화로 보너스는 실종됐고 그나마 추석 선물세트만 나와도 다행이다. 증권맨들은 삼삼오오 모여 “안 잘린 게 추석 선물”이라는 자조 섞인 대화를 나눈다.

국내 주요 증권사 중 절반가량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으로 귀성비를 받으면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하고 일부 증권사는 매년 나눠 주던 선물세트조차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재고 중이다.

그래도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현대증권은 명절 때마다 귀성비 명목으로 책임자급 40만원, 사원급은 30만원씩 지급해 왔는데 이번 추석에도 지급됐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교통비 명목으로 30만원씩 지급하고 하나대투증권도 경로효친비 명목으로 기본급의 30% 정도가 지급된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까지 그룹 차원에서 지급해왔던 ‘온누리상품권’을 없앴다. 이에 따라 연봉에 포함된 금액 중 일부가 추석에 개별 지급되는데 월급여의 절반 수준이다. 중견사 중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그나마 제일 낫다. 명절상여금과 명절 선물 대신 현금 75만원가량이 지급된다.

상여금 대신 선물세트나 상품권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달래는 증권사도 적지 않다.

우리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10여종 준비해 놓고 직원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과일로 상여금을 대신하고 동양증권은 전통대로 과자선물세트를 지급한다.

금융투자협회 역시 명절상여금 대신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 5만~10만원권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마저도 지독한 불황으로 없앤 증권사들이 대다수다.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동부증권, SK증권, 교보증권, KDB대우증권, 키움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는 선물도 없앴거나 지난해보다 줄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의 실적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상여금이나 선물을 지급하는 곳 역시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 직원들 상여금 지급조차 눈치가 보인다”며 “특히 적자를 기록한 곳 중에서는 상여금을 지급하되 입단속을 시킨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한때 증권사의 명절 풍경은 타 업종 직장인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풍족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증권사는 임직원들에게 두둑한 보너스에 귀성비까지 챙겨 주곤 했다. 특히 대형사들은 기본급의 50%에서 100%까지 성과급을 지급해 명절 무렵 여론에 회자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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