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살인사건' 무죄 확정…사건 전말 다시 봐도 '의문 투성이'

입력 2013-09-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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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 씨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살인을 했다는 직접증거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김 씨가 혐의를 완전히 벗기에는 여전히 석연치 않다. 일단 김씨의 주장대로 피의자가 낙지때문에 질식사한 것이 맞다면 사망 당시 격렬한 몸부림의 흔적이 발견돼야 하는데 그런 흔적이 없었다. 또 김 씨가 보험금을 타내기까지의 행적도 의심스럽다.

이에 '낙지 살인사건'의 전말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2010년 4월 18일 故 윤혜원 씨는 한 모텔에서 남자친구인 피고인 김 씨와 산낙지를 먹다가 목에 걸려 질식해 뇌사상태에 빠졌고 16일 만에 사망에 이르렀다. 당시 윤 씨의 사인은 낙지로 인한 단순질식사로 결론났다.

하지만 김 씨가 윤 씨의 명의로 거액의 생명보험에 들게 하고 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윤 씨의 사인이 단순 질식사가 아니라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윤 씨의 부모는 김 씨가 자신의 딸이 사경을 헤매고 있을 당시 김 씨가 자기의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보험금도 수납했다는 사실을 알고 딸의 사고 전후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 후 윤 씨의 부모는 윤 씨가 사망한 지 4개월 만인 2010년 9월 그동안 모은 증거들을 가지고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김 씨의 증언에는 많은 의문점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일단 피의자 윤 씨의 경우 치아가 부실해 낙지를 먹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실제 윤 씨의 치아 사진을 보면 앞니 네 개 정도만 정상이고, 나머지는 거의 다 마모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김 씨는 안주로 통낙지 2마리와 자른 낙지 2마리 총 4마리의 낙지를 샀다고 진술했다. 건장한 성인 남자가 먹기에도 부담스러운 통낙지를 치아가 부실한 윤씨와 먹기 위해 샀다는 김 씨의 진술에 의혹이 생기는 부분이다.

또 남자친구가 윤 씨의 기도를 막고 있던 낙지를 본인이 직접 꺼냈다고 증언했으나 빨려 들어가는 낙지를 꺼내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김 씨의 주장은 수시로 바뀌었다. 모텔 종업원 장 씨가 보는 앞에서 자신이 윤 씨의 입안에 있는 산낙지를 빼냈다거나, 병원 의료진이 윤 씨의 입안에서 산낙지를 빼낸 것을 봤다는 주장을 펼친 것. 하지만 이것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의심스러운 점은 김 씨가 윤 씨에게 생명보험을 들게 한후 수익자를 자신의 이름으로 변경한 것이다.

김 씨는 4월초 윤 씨를 속여 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하고 윤 씨에게 서명·날인하도록 했다. 이후 김 씨는 위조한 윤 씨 명의의 계약 변경 신청서를 보험대리점 직원 박 씨에게 건네줬다.

김 씨는 사건 이틀 후인 2010년 4월21일 신한은행에 자신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고, 29일 그 계좌에서 2회 보험금 13만원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납부했다.

특히 김 씨는 윤 씨가 사망한 후인 2010년 5월13일 보험금을 청구해 7월23일 자신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2억51만원을 송금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정황들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김 씨가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증거 또한 부족하고, 낙지를 먹다가 질식사했을 가능성 또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간접증거만으로 유죄 판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김 씨에 대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절도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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