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본사직원 중 유일한 한국인 나경윤씨 “제품 진열할 때 여백의 美 한껏 살렸죠”

입력 2013-08-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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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고방식이 유럽엔 충격, 한국인이란 게 가장 큰 무기”

“국내파, 그것도 지방대 출신인 제가 세계적 브랜드에서 활약하게 된 비결요? 저 자신의 가능성을 믿은 것, 한국인의 장점을 살린 거예요.”

세계적 럭셔리 브랜드 구찌 밀라노 본사에서 당당히 한국인으로서 일하는 한 여성이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의 쇼윈도디자이너·비주얼 머천다이저(VMD)로 일하는 나경윤(33)씨는 구찌에서 일하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나씨는 현재 구찌 머천다이저팀 동료 5명과 함께 시즌별로 전 세계 구찌 매장의 디스플레이를 디자인하고 있다.

2003년 울산대학교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나씨는 2005년 이탈리아로 떠났다. 당시 이탈리아어를 거의 못했던 그는 노력 끝에 밀라노 폴리테크니타 마스터(석사)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졸업 후 한 달 안에 취직하지 못한다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꼭 일하고 싶은 10곳에 맞춤형 포트폴리오와 직접 쓴 편지를 보냈다. 그렇게 일하게 된 첫 직장은 이탈리아 최초 백화점 체인인 라 리나센테(La Rinascente)백화점.

나씨는 “얼떨결에 VMD가 됐지만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한국 패션계에서도 낯선 직업이라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며 “다행히 백화점에서 다양한 제품을 접하며 실력을 쌓았고 총책임자인 스테파니아 라체렌자의 눈에 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패션 브랜드 프라다 출신인 라체렌자는 이후 구찌로 자리를 옮기며 나씨를 함께 데려갔다. 나씨는 자신이 인정받은 이유에 대해 “테이블에 제품을 진열할 때 유럽 사람은 쌓아올리고 나와 같은 동양인은 여백의 미를 살려 넓게 펼친다. 나에게 유럽이 문화 충격이듯 유럽에서도 내 문화와 사고방식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를 찾을 때도 남들이 못 보는 한국 웹사이트를 볼 수 있으니 정보가 두 배가 되죠. 다른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큰 장점이 되는 분야에서 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큰 무기예요.”

8년째 이탈리아에서 일하고 있는 나씨는 ‘꿈을 꾸는 청년들이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교수’가 자신의 최종 목표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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