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9개월째 1%대에도 장바구니 물가는 ‘껑충’

입력 2013-08-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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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오른쪽 두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서울 창동 하나로클럽을 방문해 장마철 농산물 물가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성북구에 사는 주부 이모(37)씨는 요즘 생활이 빠듯하다. 당장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데도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올라 목돈 마련이 어려워 월세로 돌린 탓에 생활비에 여유가 없어서다. 오랜 장마로 채소와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 장을 보러 가면 한숨부터 나온다. 올 하반기 잇따라 예고된 공공요금 인상 소식에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9개월 연속 1%대 저물가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실감하기 어렵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낮아지는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에서도 오를 대로 오른 생활물가에 정작 서민들의 등골은 휠 지경이다. 정부의 물가지표와 체감물가 간의 괴리는 고질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안이지만, 점점 그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상승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올해 1월 1.4%에서 1.5%로 올라선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름세를 탄 것이다. 전월 대비로도 0.2% 올라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수도·가스가 전년 동월 대비 3.8% 크게 올랐고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도 각각 1.4%와 0.4% 상승한 데 기인한 바 크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1%대에 그쳤다. 절대적으로는 저물가 수준을 유지하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정부가 발표한 물가지표는 저물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대선을 앞두고 억제됐던 버스·택시비, 난방비 등 일부 공공요금이 인상됐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긴 장마와 잦은 폭우로 과일·채소류 가격도 급등세를 보였다. 생필품 가격 역시 들썩이고 있다. 다음달 우유업체들이 흰 우유 1L들이 가격을 10.2% 일제히 인상하는 등 하반기 관련 제품들의 도미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단독·연립 등 주택의 전세금이 전달보다 0.52% 올라 상승폭은 2011년 10월 0.86%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물가지수와 국민들의 체감물가 간의 괴리가 커진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리적 이유가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0년 통계청이 물가지수를 재편하면서 TV나 세탁기 같은 공업제품의 가중치를 높이고 농축수산물의 가중치를 낮추면서 물가지수가 실제 체감물가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선식품 등 자주 구매하는 품목의 가격이 급등하거나, 소득이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생계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가격변동이 크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5년이라는 소비자물가지수 산출 간격은 다소 길어 소비구조 변화를 너무 늦게 반영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실제 체감물가를 물가지수에 반영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 이대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최근 기름값과 농산물값이 크게 올라 실제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체감물가를 더욱더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물가지수 개편 등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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