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하는데”…딜레마에 빠진 은행들

입력 2013-07-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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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점포와 급여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이 물갈이된 금융수장들은 우선적으로 경영권을 장악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또 올 하반기 금융권 노조 선거를 앞두고 있어 노조 반발이 만만치 않으리라고 예상되자, 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은행들은 실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반토막 났다. 은행권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 쇼크’에 빠질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BS·DGB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7개 금융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1조72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2조2799억원)보다 급감한 것은 물론 1분기 실적(1조9283억원)보다 더 악화된 수치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은 점포와 급여 축소를 논의하고 있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9일 경영진과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에 22개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도 각각 4개와 8개의 점포 통폐합을 검토 중이다.

평균 약 1억원에 이르는 은행권 급여도 삭감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은 우선적으로 경영진 급여를 대폭 삭감·반납을 추진하기로 했다. 급여 축소 외에 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금융 등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은행권 구조조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금융수장들이 앞으로 순탄히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노조와의 밀월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임 한달이 지나도록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선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2일 계열사 노조위원장 8명과 ‘폭탄주 회동’을 하며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또한 국민·우리·외환은행 등 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12개 지부의 노조위원장 선거가 올 하반기에 예정돼 있어 노조의 반발이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민은행 노조도 최근 임영록 KB금융회장이 내부 인사 중용이라는 약속을 어기고 차기 국민은행장에 이건호 부행장을 내정한 것에 대해 강력한 반대 투쟁을 전개할 방침을 밝히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최근 취임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은 한결같이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라고 공언했지만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은행권의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인력에도 메스를 들이댈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조와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고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에도 부흥해야 해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회장이 취임할 때마다 ‘주인이 없는’ 금융사들의 노조들은 협상력을 비교적 손쉽게 발휘했으며 이를 통해 얻어낸 것들로 인해 ‘귀족노조’라는 비판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들이 경영권이 안정 괴도에 오르면 구조적인 은행권 수익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본격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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