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수학과 종신직교수 임용 오희씨, 312년 ‘금녀의 벽’ 허물다

입력 2013-05-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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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2지망으로 수학과… 김중수 한은 총재가 권유

한국인 여성 수학자가 312년간 유지된 ‘금녀의 벽’을 뚫고 미국 예일대 수학과에 종신직(테뉴어) 교수로 임용됐다.

30일 고등과학원에 따르면 이 기관 소속 스칼라인 오희 미국 브라운대 교수가 7월 1일자로 예일대 수학과에 종신직 정교수로 임용된다.

예일대가 수학 분야 종신직 교수로 여성을 임용한 것은 이 대학이 설립된 1701년 이래 처음이다.

오 교수는 1992년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예일대 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린스턴대, 캘리포니아 공과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2006년부터 브라운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 종신교수로도 임명됐다. 고등과학원에는 2008년부터 스칼라로 활동했다.

그의 연구분야는 정수론이나 기하학의 문제들을 고전적 방법이 아닌 동역학적 방법으로 접근하는 현대수학이다.

미 고등연구소(IAS) 회원인 오 교수는 2010년 세계수학자대회, 2011년 미 여성 수학자 협회 40주년 창립행사, 2012년 연례 미 합동 수학자 총회(AMS-MAA)에서 초청·기조강연을 하는 등 학계를 이끌고 있다.

오 교수는 “머리가 좋은 학생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겸손해했다. 그가 수학자가 된 것은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 그는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면서 2지망으로 뭘 택할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경희대 대학원에 다니던 오빠에게 도움을 청했다”면서 “오빠의 지도교수님이 ‘수학을 하면 좋겠다’고 조언해 그대로 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 지도교수는 김중수 현 한국은행 총재다.

그는 유학시절 결혼해 11살과 6살 두 아이를 두고 있다. 오 교수는 “미국에서도 여성 수학자는 흔치 않고 여성을 뽑길 꺼린다”면서 “고정관념에 도전하기 위해 여성은 남성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하는 불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공부 잘하는 비결에 대해 오 교수는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서점에 가면 공부 잘하는 법에 대한 책이 수없이 많지만, 사람들은 그걸 읽을 뿐 자신에게 적용하지 않고 그 사람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치부한다”면서 “재능으로만 공부하는 사람은 분명한 한계가 있고, 가장 뛰어난 학자는 그 분야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오 교수는 “박사학위를 받은 모교인 데다가 지도교수인 그레고리 마굴리스 교수의 학맥을 잇는다는 의미가 있어 예일대로 가게 됐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해 부담스러운 면도 있지만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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