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위조부품 신뢰도 추락… 올 여름 블랙아웃 우려도

입력 2013-05-29 08:36 수정 2013-05-2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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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6개월 걸리면 피해액 2조 넘어

최악의 위조부품 비리가 또 터지면서 우리나라의 원전 신뢰도가 땅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원전 4기의 위조부품 교체에 약 4개월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최대 성수기인 8월엔 예비전력이 200만kW나 부족한 ‘블랙아웃’이 우려되고 있다.

2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신고리 1·2·3·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등 총 6기 원전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제어케이블이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원안위는 우선적으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를 가동 중단 조치시켰다.

◇위조부품 납품비리 어떤 식으로 이뤄졌나 = 원안위에 따르면 국내 A시험기관은 제어케이블 시험 일부를 해외시험기관에 의뢰했고 여기서 발행된 시험성적서를 위조했다. 해외시험기관은 불합격 판정을 내렸지만 A시험기관은 그래프를 조작하거나 일부 합격한 부분만 제출하는 방식으로 부품을 납품했다.

아직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진 않았지만 제어케이블 제조업체인 B사와 연계해 진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수원 김균섭 사장은 "국내 시험기관은 총 7개가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시험건수는 총 21건"이라며 "다만 그동안 조사 결과 해당 케이블 외에는 (다른 부품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위조부품은 신고리, 신월성 등 원전 4기에 총 60억원 규모로 납품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확실한 원인규명과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히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투명하게 밝힐 뿐 아니라 또 거기에 맞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부품교체 빨라도 4개월… 당장 6월 전력수급부터 위험= 이번 위조부품 사건이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전력피크기간인 여름철을 1개월 앞두고 벌어졌다는 점이다. 위조부품 교체로 인해 원전 3기가 가동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당장 다음달부터 전력수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산업부 한진현 제2차관은 "기기 교체 소요시간은 규제기관의 확인 기간에 따라 유동적이나 약 4개월 내외가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위조부품 교체 기간 동안 총 3기의 원전이 가동을 정지하면 약 300만kW의 전력공급이 차질을 빚게 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8월 2주 전력공급능력은 약 8000만kW, 최대수요는 약 7900만kW로 예상됐지만 이번 사태로 공급능력이 약 7700만kW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예비전력은 200만kW가 오히려 부족하게 되면서 ‘블랙아웃’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차관은 "올 여름은 유례없는 전력난이 우려된다"면서 "당장 6월부터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높고 8월엔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31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원전 신뢰도 추락… 수출전략에도 영향받나= 원전 수출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원안위가 조사 중인 신고리 3호기에도 문제가 확인돼 가동이 중단되면 UAE 현지에도 동요가 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고리 3·4호기는 UAE 수주 원전과 같은 APR1400 모델이다. 우리나라는 UAE 원전수주 시 신고리 3호기를 참조모델로 내세웠다.

또한 이번 위조부품 사태로 인한 원전 가동 중단이 6개월이 걸리면 손실이 2조원이 넘을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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