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도 ‘휘청’… 건설업 한계 다다랐나

입력 2013-05-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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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줄줄이 1분기 적자 발표…침체 주택경기에 해외 저가수주 부메랑

건설업계 분위기가 흉흉하다. 시공능력 상위권 건설사들이 장기 불황 여파로 국내 발주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결과는 눈덩이 같은 손실로 돌아오면서 올해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대림산업·현대산업개발·두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8개 상장 대형 건설사는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총 2371억원의 영업손실과 21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비상장사인 시공능력 9위 SK건설도 올해 1분기 2438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됐다. 당기순손실은 1767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9개 대형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809억원, 3936억원에 달한다. 주로 해외에서 펼친 대형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선 보통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데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실적을 늘리기 위해 도를 넘은 경쟁을 벌이다 보니 저가 입찰이 만연했다"며 "당시 수주했던 해외 사업이 마무리되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부실 수주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대형 건설사마저 실적악화와 자금난 등 어려움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건설수주는 2007년 127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01조500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도로, 교량, 상하수도 등 SOC 시설 발주가 줄면서 건설사 일감이 죄다 사라지는 분위기다. 해외 건설수주도 저가 수주로 인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건설경영협회가 올해 초 28개 대형 건설사의 국내 건설 수주 목표치를 조사한 결과 총 70조3365억원으로 작년보다 5.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부문이 동시에 나빠지면 자금난을 겪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건설업 침체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를 둔 그룹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계열 건설사 살리기에 나서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라그룹은 한라건설의 유상증자를 포함해 9100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동부건설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대주주가 보유한 138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해 유동성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두산그룹 역시 두산건설에 1조원 자금 수혈에 나섰다. 두산건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을 1378억원을 받고 하나다올자산운용에 매각하며 자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선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구조조정 대상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이미 한일건설과 동보주택산업, STX건설 등이 새로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현재 시공능력순위 100대 건설사들 가운데 21곳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진행 중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건설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주택 비중이 높은 만큼 주택시장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4.1부동산대책 이후 주택시장 분위기가 개선된 것처럼 정부가 지속적으로 주택경기 회복 시그널을 보내야 할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업계의 체질개선도 필요하다"며 "대규모 해외프로젝트를 수주할 때는 정부가 중재해 국내 대형건설사끼리 출혈경쟁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고 국내 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건설사들은 토목, 플랜트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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