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인터넷 정보권력]커뮤니티 공간의 엇나간 10대들

입력 2013-05-0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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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고 만든 사이트서 ‘죽자’고 덤벼… 이념·인신공격으로 온라인 질서 흔들

‘일간 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와 ‘오늘의 유머(이하 오유)’가 무자비한 10대 인터넷 정보권력을 양산해내는 인터넷 홍위병 아지트로 등장, 그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베와 오유는 익명성을 보장받는 인터넷상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다방면에서 목소리를 내는 10대들이 대거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자신들만의 아지트로 생각해 매우 활발하게 활동한다. 무차별적이고 집단적인 폭력성과 선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기본이고 극단의 정치적 성향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이들 사이트의 겉모습은 유머와 훈훈한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치장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정치적 성향을 띤 커뮤니티로 변질한 지 오래다.

일베는 보수를, 오유는 진보를 외치고, 상대방에 대해 극단적 표현을 써가며 욕설과 거침없는 악담을 쏟아낸다. 디도스(DDoS) 공격 같은 물리적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이들 사이트의 공통점은 10대 청소년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점은 색깔이 정반대라는 것.

일베의 경우 극단적 성차별적 발언과 전라도 비하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적대적 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쓰에이 수지 성희롱 인증샷과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를 ‘원정녀’로 비하한 사건, 국내 굴지 S그룹 회장 손녀 강간 모의 사건 등을 들 수 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 사진을 내걸고 일본으로 성매매 원정을 갔다는 의미의 ‘원정녀’로 비하한 사건은 큰 논란거리가 됐다. 심지어 일베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는 위안부 할머니를 ‘원정녀’라고 비하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희롱하는 듯한 노랫말까지 달아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

일부 일베 회원들은 S그룹 회장의 손녀딸을 납치해 성폭행하겠다는 글을 남겨 엄청난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들은 회장의 손녀 사진을 올려놓고 해당 글에 “후X와 보X에 줄줄 새도록 정X를 쑤셔 박아주고 싶다”, “먹고 싶다” 등의 댓글을 달아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오유 역시 노인 비하와 경상도 비하 글 등이 잇따르며 일베와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현재 상황을 올린 게시물에는 “노인들이 기회를 차 버린 꼴”, “못 배워서 무식하고 정보력은 떨어지고…” 등 노인을 비하하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정치적 성향의 대립으로 인해 일베 회원들이 전라도 사람들을 비하하는 것처럼 오유 회원들은 경상도 비하를 일삼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이라는 익명성 뒤에 자신을 숨긴 채 반인륜적 인신공격을 일삼고,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이들 대부분이 10대라는 점이다.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10대들의 무차별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이 지속되면서 피해자들은 고통을 받고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 상황에까지 이른다. 그들은 이제 조폭보다 더한 힘을 휘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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