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김종준 하나은행장 “직원과 함께 걸으며…‘하나 톡톡’ 만남이 최고의 소통”

입력 2013-04-24 11:3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일선 지점 직원들과 아이디어 공유… 올 중기 정책 자금 3조 지원 목표

매서운 봄 바람이 얼굴을 감싸던 지난 10일.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전남 순천만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정원박람회장을 찾았다.

이날 근원적 생명력인‘씨앗’을 주제로 하나은행의 경영철학을 표현한 하나씨드뱅크 가든 오픈식 행사가 열렸다.

김 행장은 봄을 시샘하는 매서운 바람 속에서도 2시간여 동안 해당 지점 직원들과 함께 행사장을 돌아보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김 행장은 소통과 개척의 대명사로 격식과 허례를 따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행장은 “갈 곳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만난 김 행장은 순천만 칼바람의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다소 무거운 목소리였다.

취임 1년을 맞은 김 행장으로부터 올해 경영전략과 사내 소통을 위한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지난 17일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함께 걷고 웃고 떠들고…“만남이 최고의 소통”= “하나은행은 현재 전국 지점 수가 650여개에 달합니다. 쉬지 않고 매일 한 곳을 방문한다고 해도 1년에 가 보지 못하는 지점이 절반이나 됩니다.”

김 행장은 취임 1년 동안 틈틈이 지방의 지점을 방문, 직원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공유하지만 좀더 많은 시간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대구·대전·구미지역의 지점을 순방한 데 이어 충청사업본부 직원들과 호프데이, 대전·광주지역에서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김 행장은 지역 지점 순방 시 직원들과 반드시 함께하는 시간이 있다. 지역의 역사·관광지를 찾아 더불어 걸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김 행장은 “은행장이 지방 지점을 방문하면 직원들이 느끼는 감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크다”며 “자주 만나다 보니 같이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 주는 등 예전보다 격의 없이 지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지방 지점 순방 때는 한 여직원이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아들의 진로 문제를 상담해 왔다. 김 행장은 “세계적 요리사도 거의 다 남자이고, 자기가 일하고자 하는 분야에는 남녀 구분이 없다”며 “본인이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후일 김 행장은 맛집 관련 서적들을 그 직원에게 보냈다. 직원들의 개인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 김 행장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김 행장은 점심 약속이 없는 날엔 직원들과 번개 모임도 갖는다. 최근 심사부에 근무하는 여직원 6명과 같이 식사를 하면서 “여성 리더로서 영역과 사고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행장은 “과거 심사분야는 남자 직원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왔는데, 몇 년 전 능력을 기준으로 직원을 배치하는 것이 조직에 효율적이란 생각에 여직원 수를 조금씩 늘렸다”면서 “여직원들이 지점 직원들과 통화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지만 우리 조직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직원들과 격식 없는 대화의 장인 ‘하나톡톡’을 진행하고 있는 김 행장. 올해는 좀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소재들로 더 많은 직원들과 만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참여 인원 수는 생각하지 않고, 지방에서 적은 인원이 모이더라도 시간을 쪼개 찾아간다”며 “직원들과 현장에서 공유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진정성 있게 다가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 (사진=노진환 기자)
◇ 장기적 성장기반 확보 주력 = 김 행장은 올해 중소기업에 3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건강한 금융’이라는 슬로건 아래 중소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행장은 “최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은행의 공공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저리대출이 가능한 ‘정책자금대출’의 우선적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 금융비용 절감을 돕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책자금대출은 국책금융기관 위주로 취급돼 하나은행은 상품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김 행장은 지난해 말부터 내부적으로 정책자금대출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 취급 절차를 단순화하고 전국을 돌며 대내외적으로 교육,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김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은행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해 왔다. 그 일환으로 저원가성 자금 유치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12월 말 12조5740억원이던 저원가성예금이 올 3월 말 14조3810억원 수준으로 14.4% 늘었다.

그는 “세계 각국이 경기침체로 인해 금리인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이 예상돼 취임 초부터 영업기반을 강화하고 수익 원천을 다양화하자고 강조했다”며 “핵심 저금리예금 TFT를 발족하고 저금리성 예금 유치에 힘을 기울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또 임직원들에게 금융권의 화두인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총력을 쏟아 줄 것을 당부했다.

김 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에 더 적극적으로 부응하고자 은행권 최초로 ‘금융소비자본부’를 신설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활동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행장은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하는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하나은행 기업 고객의 상당수가 베트남으로 이전을 완료했거나, 향후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호찌민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안으로 지점 설립 인가를 획득한 후 지점을 설립할 예정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아이스크림은?…매출액 1위 공개 [그래픽 스토리]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부과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 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금사과도, 무더위도, 항공기 비상착륙도…모두 '이상기후' 영향이라고? [이슈크래커]
  • "딱 기다려" 블리자드, 연내 '디아4·WoW 확장팩' 출시 앞두고 폭풍 업데이트 행보 [게임톡톡]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655,000
    • -2.38%
    • 이더리움
    • 5,275,000
    • +2.55%
    • 비트코인 캐시
    • 675,000
    • -2.24%
    • 리플
    • 723
    • -0.55%
    • 솔라나
    • 237,100
    • -3.5%
    • 에이다
    • 640
    • -3.61%
    • 이오스
    • 1,134
    • -2.58%
    • 트론
    • 159
    • -3.64%
    • 스텔라루멘
    • 150
    • -1.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88,500
    • -2.05%
    • 체인링크
    • 22,180
    • -1.11%
    • 샌드박스
    • 602
    • -4.2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