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일 만의 외출’ 수척해진 SK 최태원 회장

입력 2013-04-0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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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첫 공판서 “펀드는 알았고 인출 사실만 몰랐다” 진술 번복

▲최태원 SK 회장이 1월31일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사진>은 8일 법정에서 “펀드 출자 사실은 알고 있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1월31일 1심 선고 직후 “저는 이 일을 하지 않았다. 이 일 자체를 모른다”는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최 회장은 그러나 “(450억원의) 펀드 자금 인출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됐던 핵심 내용과 관련해서는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회장은 이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치자 울먹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68일 만에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오후 2시에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했다. 하늘색 수의 차림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착용하고 피고인석에 앉은 최 회장은 다소 수척해진 얼굴로 공판 내내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방청석에는 최 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등 계열사 사장들이 다수 참석했다. 특히 2시 10분께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어두운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4시간 넘게 진행된 남편의 공판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최 회장 측의 진술 번복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다. 최 회장 변호인 측은 “어떤 이유로든 진술 번복은 용납될 수 없지만 펀드 조성에 관여한 사람이 인출자일 것이라는 오해가 커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 역시 변호인을 통해 진술을 번복했다. 변호인 측은 “2011년 11월 검찰 수사 대응을 총괄하는 위치였고,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결심해 펀드 조성과 선입금, 450억원 인출을 지시했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횡령 사건의 당사자를 최 회장과 본인으로 좁힌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은 최 회장의 선물 투자 옵션을 관리했던 김원홍씨인 만큼 제3의 인물까지도 염두에 둔 재판부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검찰 측은 “변호인들은 김준형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김원홍(SK해운 전 고문)씨의 영향력 때문에 최 회장 형제를 속이고 펀드 자금을 임의 사용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 계열사들이 2008년 10월 투자회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465억원을 한 달여 동안 사용한 뒤 9%의 이자를 붙여 전액 반환했고, 검찰은 이를 최태원 회장이 관여한 비자금 조성(횡령 등)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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