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IT]대한민국 '우주전진기지' 나로우주센터를 가다

입력 2013-03-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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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700개 넒이… 75톤규모 한국형 발사체 위한 발사대 건설중

“흔히 우주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은 없다고들 말합니다. 나로우주센터는 한국형 발사체, 더 나아가 우주 강국을 위한 전진기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나로호가 우주로 쏘아진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마지막 도전이라는 각오로 지난 1월 비상한 나로호는 지금 지구를 힘차게 돌며 본연의 임무를 수행 중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조립부터 발사, 비행통제까지 모든 과정이 진행된 나로우주센터는 나로호 프로젝트의 성공과 실패의 순간을 모두 지켜본 심장부다.

지난 2000년 12월부터 9년에 걸쳐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건설된 나로우주센터가 지난 8일 언론을 통해 최초로 그 심장부를 공개했다. 한국 우주강국의 꿈이 영그는 나로우주센터.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역사적인 현장을 방문했다.

▲조립이 완료된 나로호는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탑차에 실려 이송됐다. 탑차는 무선으로 조종돼 이송 간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사진은 발사대로 이송중인 나로호. (사진=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의 심장부 ‘발사통제동’= 지난 8일 오전 나로우주센터로 향하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2대교에 들어서자 자욱한 안개가 먼저 반겼다. 주변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안개가 자주 유입되는 지역이라 인근 주민에게는 흔한 날씨였지만 처음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광경이었다. 흔히 우주 발사체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천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완벽한 발사체를 완성했다고 해도 바람의 세기부터 미세한 습도에 이르는 기후환경까지 완벽해야 발사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로 15분여를 달리자 드디어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축구장 700개가 넘는 550만㎡ 규모의 부지에 마련된 나로우주센터는 발사대, 발사통제동, 조립·시험시설을 포함해 추적레이더동, 발사통제동, 광학장비동, 발전소동, 기상관측소, 우주과학관 등 각종 시설로 구성돼있다.

신분증 검사 등 삼엄한 출입관리 절차를 마친 뒤, 나로우주센터의 심장으로 불리는 ‘발사통제동’을 먼저 찾았다. 100%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발사통제동은 우리나라 첨단 IT기술이 총망라된 곳이다.

발사통제동에는 발사통제센터(LCC), 발사지휘센터(MDC), 비행안전통제센터(FSC) 등 3개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센터는 나로호 발사 준비부터 발사 및 비행 등 발사 전 과정을 추적·관리하고 발사체의 안전한 비행을 지원한다.

우선 발사체통제센터는 우주발사체와 위성의 조립, 시험 및 연료공급 등 발사 준비 작업을 단계별로 확인하는 곳이다. 그리고 발사체통제센터에서 진행되는 모든 작업은 발사지휘센터를 통해 종합 관리된다.

비행안전통제센터는 우주발사체의 비행 직후부터 임무 종료까지 비행안전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실시간으로 우주발사체의 상태정보 및 비행 상황 정보를 감시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비행중단지령을 내리고 우주발사체의 비행을 강제 종료시킨다.

이처럼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발사통제동에는 자체 데이터센터와 통신실, 운영실 등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임무망, 업무용 망, 표준시각 분배망, 음성전용 통신망, 외부인용 망, 시설안전용 망 등 다양한 망을 구비해 놓고 있다.

◇나로호 발사, 숨겨진 이야기=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나로호와 나로우주센터이지만 발사준비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가 뒤따랐다. 이미 알려진 2차례 발사 실패 외에도 개발과 리허설 과정에서도 시행착오가 뒤따랐다.

나로우주센터 기술 관리팀 최용태 책임연구원은 “1차 페어링 분리 실패, 2차 통신 두절 등 익히 알려진 실패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9차례의 지상연소 시험에서 연소장비가 폭발하기도 하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하나 미처 몰랐던 흥미로운 내용도 공개됐다. 흔히 우리가 봐온 나로호 발사체에는 ‘대한민국’이라는 글자와 태극기, 나로호 이름이 새겨져있다. 하지만 발사대에 기립한 채 발사를 기다리는 나로호의 본체에서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바로 나로호에 주입되는 산화제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나로호에 주입되는 산화제는 영하 190도의 액체형 산소”라며 “발사체를 얼려버리기 때문에 새겨진 글자가 가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사체가 발사대를 떠나는 순간, 수많은 양의 얼음 알갱이들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레 태극기와 글자가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우주발사체 개발 사업인 한국형 발사체(KSLV-II)를 진행할 계획이다. KSLV-II는 3단 로켓으로 이루어진 독자적인 발사체다.

◇한국형 발사체를 쏘는 날을 기다리며=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나로호가 발사된 발사대다. 발사대는 발사통제센터와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는 발사 때 발생하는 열기와 폭발로 인한 진동 및 부수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실제로 발사통제센터에서 발사대쪽을 향하고 있는 유리에는 방폭필름이 부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에 위치한 발사대는 30톤 규모의 엔진을 견딜 수 있는 규모다.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는 75톤 규모의 엔진이 사용되는데 항공우주연구원은 새로운 발사대를 건설 중이다. 향후 현재 발사대는 시험용 발사대로 활용될 예정이다.

나로우주센터는 ‘우리 땅에서 우리가 만든 인공위성을 우리의 우주발사체에 실어 발사한다’는 우주 독자개발 시대를 열기 위한 자산임에 틀림없다.

나로호는 끝이 아니다. 한국형 발사체와 달 탐사, 더 나아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는 오늘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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