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자본시장 '남미'] 남미 채권시장이 뜬다

입력 2012-11-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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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브라스 등 대기업 자금 수요 많아…선진국에 비해 금리도 매력적 수준

남미 채권시장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에도 남미 주요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 역시 회사채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 경제의 부진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헤매던 은행과 투자자들도 남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브라질과 칠레 등 남미 주요 경제국의 채권시장 규모가 지난 1995년 이후 두 배 이상 커졌다고 분석했다.

남미 채권시장은 아직 규모가 아시아에 미치지 못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매우 풍부하다는 평가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동아시아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상반기에 4000억 달러 이상이었다. 반면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가 38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남미의 많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데다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 수익률도 높아 선진국 채권시장의 낮은 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와 칠레의 세계 최대 구리업체 코델코 등 중남미 기업들의 달러 표시 회사채 발행 규모가 올 들어 684억 달러(약 74조6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의 집계에 따르면 남미 기업들의 달러 표시 회사채 금리는 이달에 평균 4.3%를 기록했다. 이들 회사채의 80%가 투자등급에 속한다.

반면 미국 회사채는 정크(투자부적격)등급이라 하더라도 금리가 2.7%에 불과하다.

브라질 자동차 부품업체 시프코는 5년6개월물 회사채 2억 달러어치를 12.75%의 금리에 발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브라질 기업의 회사채 발행 금리로는 지난 2000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조 보먼 상무이사는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의 신흥국 자산을 찾는 추세여서 남미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면서 “거시경제 전망이 밝은 것도 채권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높은 금리는 남미 채권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7.25%이며 칠레가 5.00%, 콜롬비아가 4.75%여서 제로(0)금리 수준인 미국, 일본과 대조된다.

높은 금리는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이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그러나 채권 중개업체 브라질플루럴의 세바스티앙 차텔 최고경영자(CEO)는 “각국 정부가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회사채의 발전과 더불어 현지 채권시장의 전망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기준금리는 지난해 12.5%에서 현재 7.25%로 크게 떨어졌다.

남미 각국 정부도 자국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회사채 등을 통한 원활한 자금 수요가 필수적이라는 인식 하에 자국 채권시장 육성에 나서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로베르토 다볼라 상무이사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자국 채권시장의 발전이 필수”라며 “대부분의 남미 국가가 채권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하고 관련 상품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달 자국의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매입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브라질 금융당국과 새 채권상품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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