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경의 세계로] 애플과 '007 전략'

입력 2012-11-05 09:59 수정 2012-11-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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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뉴스부 차장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은 007 시리즈. 지난달 26일 개봉한 ‘스카이폴’은 연일 외신의 연예면 머리를 장식하며 ‘007 탄생 50주년’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007 시리즈는 1962년 숀 코넬리 주연의 1탄 ‘007 살인 번호(Dr. No)’로 출발해 지금까지 23편이 제작됐다. 현재 6대 제임스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2015년까지 추가로 두 편의 작품을 예약한 상태다.

사실 영화 한 편이 50년 넘게 이어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나오는 시리즈물들은 서너편으로 끝이 나거나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서비스로 프리퀄 영화가 만들어지는 게 고작이다. 1977년 탄생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시리즈는 총 6편이 제작돼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007 시리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다시 말하면 007 시리즈가 장수한 배경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다는 이야기다. 굳이 꼽자면 ‘계속성’과 ‘변화’의 균형이라 할 수 있겠다. 주인공 제임스 본드와 그가 속한 조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 여기다 매번 새로운 작품이 주는 신선함이 적당히 어우러지면서 시대를 초월해 팬층을 형성해온 것이다.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기 전에 흐르는 친숙한 음악, 아무 설명도 없이 시작되는 추격 장면, 상사 ‘M’의 지령과 최신형 본드 카(car)나 무기는 매 작품마다 등장한다. 극악무도한 악당과 수수께끼의 미녀도 매번 등장한다.

또한 무대가 바뀌면서 보여주는 세계 각지의 관광 명소와 당대 최고의 스타 가수가 부르는 주제가도 007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여기다 제임스 본드는 시대별 남성상으로 바뀌면서 끊임없이 팬몰이를 해왔다.

이 같은 계속성과 변화, 매너리즘과 신선함의 구성은 다른 영화에선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이는 007 시리즈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점이자 독자적인 성공 비결인 셈이다.

이 같은 007형 방정식은 이른바 ‘플랫폼 전략’으로서 산업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생태계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스마트 기기와 아이튠스라는 온라인 숍을 통해 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애플은 전용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인터페이스 상의 계속성을 제공하는 한편 이용자들은 ‘애플’이라는 브랜드 자체에 안심하고 이 플랫폼을 이용하게 된다.

모험을 꺼리는 소비자들에게 애플의 플랫폼 전략은 적중, 이는 오늘날 애플이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부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애플이 007 시리즈가 50년간 쌓아온 플랫폼 전략을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이 주요 모바일 기기 업체와 사사건건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필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말 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준 이후 “모서리가 둥글면 다 애플제?”라는 말이 유행했다. 애플의 특허권 주장이 그만큼 억지스러웠다는 이야기다.

만일 007 시리즈의 성공 전략을 모방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하면 애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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