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상대로 4조원 소송 괘씸죄?…김중겸 한전 사장 경질되나

입력 2012-09-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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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전 사장 후임자 물색중…전기료 인상 놓고 정부와 갈등

▲사진=뉴시스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 무리한 전기요금 인상 추진에 따른 정부와의 갈등이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들을 상대로 한 4조4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으로 괘씸죄에 걸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4일 청와대와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김중겸 사장의 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임자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한전 사장으로 부임한 김 사장은 임기가 2년이나 남아 있다.

정부의 김 사장 교체 검토는 지식경제부의 경고성 공문이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전은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들을 상대로 4조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 계획을 밝혔다. 전력구매 비용을 잘못 계산해 적자 구조가 악화됐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지경부는 “손해배상소송 제기 및 전력거래대금 감액을 중지할 것을 지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김 사장 앞으로 발송했다. 특히 지경부는 “(소송을 중지하지 않을 경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전과 정부의 불협화음은 비단 소송 건 만은 아니었다. 김 사장은 부임 이후 정부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다.

특히 지난 4월 한전은 전기요금 13.1% 인상안을 제출하며 지경부와 정면으로 맞섰다. 당시는 정부가 물가잡기를 최대 화두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던 때였다. 따라서 지경부는 5% 이상 인상은 절대 불가방침을 누가 강조했다.

그러나 한전은 7월 다시 10.7%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지난달 초 4.9% 인상으로 매듭을 지었지만, 이때의 앙금이 김 사장에 대한 재평가 구실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한전의 경영악화를 요금인상이라는 국민 부담으로 해결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김 사장 부임 이후 한전의 경영실적 악화는 한층 심화되고 있다. 한전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개별기준 4조3532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손실도 2조8960억원을 기록했다. 6월말 현재 부채총계도 54조986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부채비율이 113%에서 133%로 높아진 것이다.

이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31일 “손실폭과 차입에 따른 설비투자가 늘면서 한전의 신용지표가 악화됐다”며 “영업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경우 신용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부임 이후 한전의 재무 건전성 확보와 경영 합리화를 위해 줄곧 전력거래 시스템 개선 만을 주장해 왔다. 전력매입가에 영향을 주는 조정계수 산정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세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과 4조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김 사장의 이 같은 경영방침이 반영된 결과다. 경영부실의 요인을 내부에서 찾기보다 외부에서 찾으려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 한 관계자는 “김중겸 사장 교체는 무리한 요금 인상 추진과 이로 인한 갈등 증폭, 그리고 경영부실 책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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