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박근혜, 돌파구는 어디에…

입력 2012-08-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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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발언 "불가피한 선택"→"정상적인 것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가 상대방 후보들의 집중적인 공격에다 총선공천헌금 제공 의혹이 불거지며 어려움에 처하자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시도에 나섰다. 박 후보가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경선후보 간 토론회에서 땀을 닦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력 대권주자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가 그동안의 ‘불통’ 이미지를 깨고 ‘국민과의 눈높이 맞추기’에 나섰다. 특히 원죄로까지 불렸던 5·16에 대해 “정상적인 건 아니다”라며 인식을 전환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가 하면, 당내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밝히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박 후보는 주요 현안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 ‘불통’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여기에 최근 4·11 총선 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지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짙어지자 이미지 변신에 나선 듯 보인다. 최근에는 2030 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분야에도 각별히 신경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 “5·16이 정상적인 건 아니지 않느냐” 대중과 공감대 = 박 후보는 최근 경쟁자인 김문수 후보로부터 “박정희 대통령은 5·16 쿠데타 이후 ‘앞으로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은 다시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5·16이나 유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박 후보는 “그런 상황에서 불가피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버지 스스로도 불행한 군인을 만들었다고 생각을 하신 거니까…”라고 답했다. 나아가 그는 “5·16이 오늘의 한국이 있기까지 초석을 만들었다고 본다”고까지 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으로 비민주적 역사관을 가졌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다 지난 7일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5·16에 대해 “정상적인 건 아니지 않느냐”고 새로운 표현을 밝혔다. 원칙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여겨 온 박 후보로서는 ‘말바꾸기’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발언이다. 그럼에도 그가 5·16에 대해 이처럼 전향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건 대중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첫 단추를 꿴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8일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표현이 정당했다는 뜻은 아니었음에도 여론으로부터 오해를 초래했다”며 “지도자는 언행이 중요하기에 여론의 눈높이에서 표현을 순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5·16에 대한 박 후보의 표현은 분명히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는 달랐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며 “인식의 전환이 필요했고, 캠프 내에서도 이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이를 박 후보가 반영한 것 같다”고 전했다.

◇ 기존 순환출자 규제 반대는 ‘재계와의 소통’ 의미 = 박 후보는 대선 출정식에서 정책 1호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다. 그는 당시 “순환출자제 등과 관련해 거품이 끼어 있는, 자기가 투자한 이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불합리한 면이 있다. 이런 건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 즉 가공의결권을 없애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재계를 긴장시켰다. 한 때 전경련에서 “박 후보도 이런 생각이라면 아예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김 후보는 “대기업의 투자가 늘도록 규제를 풀어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지론을 펴왔기에 재계와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계에서는 박 후보의 측근 등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했지만 도통 의견이 반영되는 것 같지 않아 답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엔 박 후보도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가공의결권 제한과 관련, “당론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박 후보 측 다른 핵심 측근도 박 후보가 가공의결권 제한에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실제로 박 후보 캠프에서 활동 중인 안종범 의원은 당내 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 몸담고 있음에도 모임 차원에서 발의한 가공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서명하지 않았다.

한 친박(친박근혜) 의원은 “박 후보가 기존 순환출자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게 맞다”며 “야당과 달리 박 후보는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다만 “입장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정식으로 공약을 내놓기에 앞서 구체적 사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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